첫 번째 챕터를 끝내며

250311 슈아가 태어난 지 1250일째

by 조국인

마지막에 쓴 글을 확인하니 거의 1년 반 전이었다. 정말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들어 앞으로는 자주 써야지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다짐은 새해 다짐 같은 것임을 스스로 알기에 그저 이번만큼의 텀은 아니길 바랄 뿐이다.


놀랍게도 그 사이에 슈아가 어린이집을 졸업했다. 미모 가기 싫다던 슈아는 정말로 가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됐다. 슈아도 생애 처음 맞이한 졸업이었지만, 나 역시도(?) 생애 처음으로 맞이한 아이의 졸업이었다. 당사자였을 때보다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졸업이었다. 물론 유치원 졸업이 잘 기억나지 않아서 그 당시의 졸업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생각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긴 하다. 그래도 그 이후의 졸업과 비교해 보면 좀 더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 보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슈아가 혹시라도 너무 슬퍼하지 않을까 싶어서 등원하는 마지막 주까지 티를 안 내려고 꽤나 노력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슈아가 졸업이 어떤 의미인지 알까 궁금했다. 그런데 졸업하는 날 스스로 이제 어린이집 안 가고 유치원 가는 거라고 말하더라. 선생님이 설명해 주셔서 그런 건가 싶기도 하고, 그 말을 하면서도 크게 슬퍼하는 기색은 아니라 내심 놀라웠다. 마지막이라는 티를 조금이라도 내지 않으려고 했던 나의 노력이 조금은 무색해지는 순간이랄까. 아직 그 느낌을 잘 몰라서 그런 건지 진짜 슬프지 않은 건지 모르겠지만, 더 무던하니 괜히 내가 더 슬퍼지는 느낌이었다.


어린이집을 졸업하니까 육아의 첫 번째 챕터를 마무리 한 느낌이다. 태어나서 계속 붙어있다가 처음으로 떨어져 지낸 적응기. 아직은 낯설어서 매일 울면서 가던 아이가 점점 적응해 친구들도 생기고, 어린이집에서 하나둘씩 배워온 걸 집에서 보여주는 재미까지. 2년이라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으면서도 알찬 시간이었다. 내심 이 챕터가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는 건 새로운 챕터를 맞이하기 전 오는 막연한 두려움 같은 게 아닐까 싶다. 그래도 이렇게 한 챕터를 마무리했기에 그동안의 과정을 되돌아볼 수 있기도 하니까 아주 나쁜 일만은 아닌 것 같다는 위안을 스스로 삼아 본다.


사실 글을 쓰는 지금은 유치원을 등원한 지 2주 차에 접어드는 시점이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약간은 힘들어하는 아이를 보면서 걱정이 되면서도 2년 전을 생각해 보며 유치원 졸업할 때 보면 비슷한 느낌이겠구나 하는 마음이 든다. 그래도 이 적응의 시기가 너무 길지 않게 흘러 슈아도 새로운 챕터를 재밌게 써나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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