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01. 루이뷔통의 잘생긴 직원이
우리에게 남긴 것

비폭력 대화보다 강력했던 적극적 공유의 힘

by 구십구 퍼센트 E

"그 직원이 너무 잘생겨서, 하마터면 나도 모르게 결제할 뻔했어요! “

팀 미팅 시간, 럭셔리 리테일 현장을 지키는 팀원 앞에서 나는 루이뷔통 매장 방문기를 털어놓았다. 리더가 격식을 차린 훈화 말씀 대신 '잘생긴 직원의 응대'에 호들갑을 떨자, 팽팽하던 공기가 일순간 유연해졌다.

내가 이 이야기를 꺼낸 건 단순히 재미를 위해서가 아니었다. 비폭력 대화와 다양성을 중시하는 내가 리더로서 가장 경계하는 것은 '우물 안의 시선'이다. 브랜드의 철학은 매장 안이 아니라 고객의 경험 속에서 완성되기 때문이다.

"우리, 다음 달부터는 각자 다른 브랜드의 서비스를 직접 겪어보고 같이 수다 떨어볼까요?"

그렇게 시작된 '타브랜드 경험하기' 프로젝트는 4개월간 이어졌다. 내가 먼저 던진 가벼운 공유는 팀원들이 각자의 시선으로 벤치마킹하는 기폭제가 되었고, 우리는 서로의 다름을 포용하며 더 끈끈한 결속력을 갖추게 되었다.

사실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가장 마음이 쓰였던 건 한 팀원이었다. 그녀는 성실했지만, 패션 그 자체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그녀에게 이 일은 그저 '직업'이었고, 매일 반복되는 업무는 열정보다는 의무에 가까워 보였다. 억지로 관심을 강요하는 대신, 나는 그저 우리가 겪은 '경험의 데이터'를 가볍게 나누는 장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변화는 서서히, 그러나 분명하게 찾아왔다.

첫 달에는 떨떠름하게 다른 매장을 방문했던 그녀가 두 달째엔 매장에서 있었던 일을 생기 있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세 달째엔 직원의 말 한마디가 고객의 기분을 어떻게 바꾸는지 관찰해 왔고, 마지막 달에는 스스로 패션 잡지를 들춰보며 "이 브랜드의 이런 감각이 우리 매장에도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4개월간 네 곳의 백화점, 네 개의 브랜드를 거치며 그녀가 수집한 것은 단순한 시장 조사가 아니었다. 그것은 '나도 이 업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경험이 쌓이자 언어가 바뀌었고, 언어가 바뀌자 고객을 대하는 태도에 생동감이 돌기 시작했다. 패션에 무관심했던 직원이 누구보다 당당하게 스타일을 제안하는 전문가로 거듭나는 과정은, 지켜보는 나에게도 큰 울림을 주었다.

리더인 내가 한 일은 대단한 교육이 아니었다. 그저 내가 먼저 솔직하게 나의 경험을 공유하고, 팀원들이 각자의 속도로 세상과 부딪힐 수 있는 '안전한 판'을 깔아준 것뿐이다. 비폭력 대화의 핵심이 '판단 없이 관찰하는 것'이듯, 나는 우리 팀이 편견 없이 서로의 성장을 관찰하고 응원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었다.

이제 우리 팀에게 '팀워크'는 단순히 사이좋게 지내는 상태를 의미하지 않는다. 서로의 변화를 기꺼이 공유하고, 그 안에서 각자의 고유함을 발견해 나가는 '성장의 공동체'가 되는 것. 그것이 내가 현장에서 써 내려가는 리더십의 진짜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