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xt-gen Tech 투자의 핵심 기법

Hype와 Core를 구분할 수 있는 시스템화된 벤처 투자 체크리스트

by 벤처스코프

메타버스, 드론, 우주, 반도체, AI, 휴머노이드 로봇 등 이른바 ‘Next-generation Tech’는 끊임없이 계속해서 진화하고, 다수의 스타트업들은 그 시대적 흐름에 맞춰 각자의 정체성을 반영하고 투영하여 포지셔닝을 재정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좋게 표현하면 변화에 능동적이라고 할 수 있고, 조금 나쁘게 표현하면 핵심가치가 흔들리고 기술적 일관성이 약화되는 기업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벤처 투자자로서 필요한 것은 결국 Hype와 Core를 구분할 수 있는 선별적 투자 의사결정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존재합니다: ① 투자자로서의 ‘감각’에 의존한 투자, 그리고 ② 나만의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사전에 리스크를 헷징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다만, ①은 센스의 영역이고, ②는 점점 더 정교화하고 구체화할 수 있는 부분이다 보니 ②는 꼭 만들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아래와 같이 큰 틀의 초안을 참고하시되, 필요에 따라 이를 본인이 담당하는 섹터 혹은 더 심도 있게 다루고 싶은 분야별로 세분화해서 만들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1. 기술 우위는 ‘문장’이 아니라 ‘증거’로 말하고 있는가?

우선 대상회사에 대해서 실사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의 기술 우위가 ‘문장’이 아니라 ‘증거’로 설명되는가를 보는 것입니다. CEO 혹은 CSO 등 회사를 대표하는 경영진이 IR(Investor Relations: 기업이 투자자 및 주주와 소통하는 것을 의미)에서 “우리의 기술력은 글로벌 경쟁사와 비교해도 최고입니다! 혹은, 아무도 구현하지 못한 세계 유일의 기술입니다!”라는 표현을 많이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데이터셋과 환경에서, 어떤 경쟁사 대비, 성능 지표 차이가 수치적으로 얼마나 발생하는지 데이터 기반의 설명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좋은 팀’은 아직까지 정량적으로 성능이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을 인정하고, 어떤 환경적・지역적・기술적 측면에서 그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지 실험설계와 로드맵으로 설명하며 솔직하게 커뮤니케이션을 이어갑니다.


2. 레퍼런스는 ‘이름값’이 아니라 ‘사용 강도’로 검증할 수 있는가?

두 번째로 유의할 점은 레퍼런스 체크를 할 때 (잠재) 고객사의 네임밸류에 현혹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성이 검증되어야 합니다. IR Deck에 글로벌 기업, 빅테크, 국내 대기업 로고가 빼곡한데, 실제로는 단발성 PoC(Proof of Concept: 개념증명)나 무상 테스트에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핵심적으로 검토해야 할 부분은 해당 고객이 본계약 체결을 통해 반복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생각과 계획이 있고, ① 점점 더 그 규모를 확대하고 재계약이 반복될 수 있는 비즈니스인지, ② 동사 서비스의 의존도가 점차 강화되어 고객사를 Lock-in 할 수 있고, 이탈 시 고객사의 KPI에 직접적인 영향이 발생하는지를 중점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아무리 많은 네트워크가 있어도 그저 일장춘몽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유닛 이코노믹스에 대한 ‘사고의 깊이’가 있는가?

세 번째로는 대표이사 및 경영진의 유닛 이코노믹스(Unit Economics: 기업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할 때 발생하는 수익과 비용 간의 관계를 분석하는 개념)에 대해 얼마나 깊이 있게 생각하고 있는지 검증이 필요합니다. 초기에는 그 가정과 숫자가 틀려도 괜찮습니다. 경영진이 단순히 기술 개발에만 집착하고 사업에는 관심 없는 분들이면 안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장기적으로 어떤 구조에서 어떤 마진이 발생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리 구조가 명확한지가 중요하고, 결국 어느 순간에는 외부투자자로부터 자금 유치 없이 자생할 수 있는 기업이 되어야 합니다. 아무리 기업가치가 몇천억 원 규모로 성장한다 한들, 시장에 자금이 메말라 그 가치를 다음 라운드에 받쳐줄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되지 않는다면?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 규모를 줄이고 신사업을 중단해야 하며, 극단적으로는 폐업까지도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기업가치가 적정하게 책정 되었는가?

네 번째로는 기업가치입니다. ‘Next Generation Technology’에서는 펀더멘털 대비 기업가치가 과열되기 쉽고, 이 흐름을 틈타 한탕하고 엑싯하려는 ‘사기꾼’도 많습니다. 물론 이런 신흥 산업일수록 기술적으로 회사의 적정가치를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 AI 반도체 등에서 매출 발생 전 단계임이고, 비교할 수 있는 상장사가 없음에도 창업한 지 몇 년 되지 않은 초기기업의 기업가치가 수십억 달러는 우습게 책정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탑다운 내러티브보다는, 파이프라인의 롱리스트・전환율・단가 가정 등으로 구성된 시장규모와 회사의 재무적 성장이 어떤 시점에 어떤 어떤 주요한 마일스톤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5. 팀 구성과 파트너십이 잘 갖춰져 있는가?

마지막 다섯 번째로는 가장 중요한 부분인 팀의 구성과 파트너십의 구조입니다, “글로벌 최고 수준의 팀입니다”라고 말하면서, 정작 관련 PhD를 보유한 엔지니어,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아키텍처가 갖춰져 있지 않다면 의심해 봐야 합니다. 반대로 팀이 완벽하진 않아도 어떤 역량은 인하우스로 반드시 가져가고, 인하우스로 내재화하는 것이 비효율적이거나 불필요해서 어떤 역량들은 파트너십의 형태로 가져가겠다는 구조적 그림이 있으면 플러스 요인입니다.

이는 회사의 C레벨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엔지니어 기반 창업팀의 경우 기술에 대한 이해도는 팀 그 누구보다 높을 수 있겠지만, IR과 사업에 있어서는 한계를 느끼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이는 새로운 산업 분야에서 (잠재) 경쟁자 대비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고 나아가야 하는 초기기업이나, ‘스타트업’을 넘어 본격적인 규모화를 이루는 중・후기 단계 기업의 경우 회사에 도움을 ‘즉각적으로’ 줄 수 있는 C레벨을 외부에서 채용하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고, 대표이사직도 절대 예외는 아닙니다.


정리하면, 화제성이 높은 테마일수록 '진짜'를 찾아내는 일은 '대단한 비밀 지표'를 찾는 개념보다는 기본적인 질문을 얼마나 깊이 있고, 집요하게 반복하느냐에서 실체를 드러냅니다.


반복적인 체크리스트 리팩터링이 누적되면, 어느 순간부터는 ‘남들이 먼저 달려들어도 이상하게 손이 안 가는 딜’과 ‘혼자라도 꼭 잡고 싶은 딜’의 근거가 스스로 명료해집니다. 그 순간부터가 자신만의 시스템을 갖춘 전문 투자자로서 성장하는 기점이 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열정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는 스타트업씬에서 오늘도 열심히 호흡하고 있는 벤처 생태계의 리더분들과 조력자분들 모두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신흥산업, #벤처투자, #VC, #체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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