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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슬 May 25. 2024

나는 '재미 수집가'이다.

[프롤로그] 세상에 재미있는 것들이 너무 많잖아?

너한테 가장 중요한 게 뭐야?

 


위의 질문은 내가 알아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하는 질문이다. 그들의 답변에 흥미를 느끼며, 동시에 나는 물음을 받는다. 나의 답변은 항상 동일하다. '나는 재미있는 게 가장 중요해!' 

누군가에게는 철없다는 비판을, 또 나를 위한 걱정 섞인 조언을 해준다. 하지만 생각보다 '재미'는 나를 더욱 성장시키게 하며, 채찍질을 하기도 한다.  


지금부터 나는 재미를 쫓는 것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나는 멀티태스킹을 못하는 사람이다. 어려서부터 항상 하나의 타이틀이 나에게 중요했고, 아주 어렸을 때는 '달리기 잘하는 아이'였다. 받아쓰기는 50점을 맞아도 괜찮아하면서, 나보다 0.5초 차이로 더 빠르게 달리는 친구가 있으면 나는 우울하며, 하루종일 달리기 잘하는 법에 대해 고민하던 초등학생이었다. 또, 중학생일 때는 '바운스볼'이라는 스마트폰 게임이 나에게 중요했기에, 밤을 새 가며 퀘스트를 깨고 다음 날이면 학교 점심시간에 친구들은 나에게 퀘스트를 깨달라며 줄을 서곤 했다. 


성인이 된 후, 타이틀을 하나의 활동으로 정하기에는 세상이 너무 넓어 보였다. 형용사로 정의한다면 더 많은 것들을 나의 타이틀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갖고 고민하던 찰나에, '재미있는'이라는 형용사를 발견했다. 


이후 나는 '재미 바구니'에 다양한 종류의 활동들을 담기 시작했다. 





나는 배달의 민족과 같은 딜리버리 앱을 사용하는 소비자 중 한 명이었다. 그렇다면, 생산자가 되면 재미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당근마켓에 전기자전거 대여 구하는 글을 올려, 전기자전거를 빌린 후 배민 라이더라는 직업을 얻었다. 간단해 보였던 배달은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았다. 피자가 한쪽으로 쏠릴까 조마조마하며 도로 위 울퉁불퉁한 길을 지나는 그 긴장감, 무사히 배달을 완료한 뒤 얻는 해방감은 나를 아주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며칠 뒤 배달비를 받으면, 나의 재미를 쫓으려 했던 일이 금전적으로도 값진 경험으로 업그레이드된 기분도 받을 수 있다. 



이후 내가 만든 제품들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생기면 너무 재미있겠는데? 하는 마음에 시작한 창업 활동 또한 나의 재미 바구니에 있다.

약 1년간의 활동을 진행하며, 사업자등록, 공간 대여에 관한 계약, 대회 참여 등 다양한 안주거리가 생겨났다. 또, 코로나로 인해 더 진행하지 못했지만 주부들끼리 공유주방에 모여, 한 가지 반찬 재료를 가져와 인원수만큼의 개수의 반찬을 가져가는 사업은 나에겐 아직까지도 사랑스러운 사업 아이템이다. 

이후 스타트업에서 경영 전략 인턴으로 일하며, 매일 회사와 관련된 재밋거리를 전 직원들에게 뉴스레터로 배포하곤 했다. 

일련의 과정을 되돌아보면, 다양한 사람들의 가치관과 목표를 듣고, 또 그들의 가치관이 투영된 제품이 성장을 보는 것이 나에게 가장 큰 재밋거리였다. 


수많은 이야기들 중 가장 흥미로웠던 이야기는 노인분들이 배달하는, 실버 배달 매칭 서비스 스타트업이다. 사회 속에서 60세 이상의 시니어층은 생산자도, 소비자도 아닌 (대부분의 노인분들은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지 않으신다) 나이대로 분류되곤 한다. 

이 스타트업은 노인들의 일자리는 물론이고, '배달'이라는 수단을 더해 일상생활에서의 편리함까지 사회 속에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외에도 히말라야에 병원을 설립하고 싶은 분, 노숙자분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분 등등 다양한 이야기를 듣곤 했다.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세상에 사람은 참 많고, 생각은 모두 다르다!'이다. 

추후 다양한 주제에 관한 내 생각과 내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섞어 다양한 글을 작성하고 싶다. 





지금 나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다. 

앞으로 나는 반년 동안 미국에 살 예정이며, 더 가득히 나의 재미 바구니를 채울 예정이다. 

한 달 안에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레모네이드 팔기'인데, 하고 싶은 이유는 간단하고 단순하다. '분명히 재미있을 거니까!' 또, 분명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된 준비 과정과 레모네이드 상인이 얻는 기쁨을 공유할 날이 하루빨리 다가오길 바란다. 


미국은 한국과 다른 인사 문화를 갖고 있다. 눈이 마주치면, Hello로 시작해서 짤막하게나마 그들의 이야기를 공유한다. 

매일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재미들을 채워 넣고 또 그 속에서 다양한 도전들을 하며 나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하여 다양한 사회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이야말로 나에게 가장 큰 재밋거리이다. 



+ 레모네이드로 정한 이유는 아래의 게임을 하며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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