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를 말할 때, 우리는 현실을 마주합니다

법이 담지 못하는 현실의 무게

by 김경현 변호사

양육비 문제를 다룰 때면 종종 벽 앞에 선 기분입니다.

법적으로는 길이 있지만, 현실에서는 길이 막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키워 본 분들이라면 아실 겁니다.

양육에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듭니다.

그래서 양육비 산정기준표에 따라 받는 금액이 있다 해도, 실제 양육자의 삶은 빠듯합니다.

소득이 줄고, 아이가 자라면서 드는 비용은 늘어나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갑니다.


양육비 지급의무가 있는 비양육자의 삶도 결코 녹록지 않습니다. 건강이 악화되었거나, 직장을 잃었거나, 사업이 무너졌거나… 사연 없는 사람이 없습니다.

아이를 향한 책임감이 없어서가 아니라, 버거운 삶의 무게 앞에서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양육비를 줘야 한다는 마음은 있어도, 당장 생계를 잇기도 버거운 현실 앞에서는 그 마음이 무력해지곤 하죠


그럴 때마다 생각합니다.

지금 이 순간, 이 가족에게 가장 필요한 선택은 무엇일까.


법적으로 일시금 결정을 받아도, 상대방에게 강제집행할 재산이 없다면 실익이 없습니다.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도 받아낼 수 없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상대방이 일부 금전을 마련할 수 있는 현실적인 조정안을 만들어보는 것도 방법이 됩니다.


하지만 감정과 현실, 법과 일상의 거리만큼 그 간극을 좁히는 건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그 고민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결국 그 끝에 아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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