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러다니던 감
도시락으로 샌드위치와
냉장고에 굴러다니는 감.
나는 사실 감집 손녀다.
무슨 뜻이냐 하면,
우리 할아버지는 창원에서 감농사를 지으셨다.
어릴 때 가을에 일손을 도우러 할아버지 댁에 가면, 산 하나가 다 감밭이었고 (과수원 개념이지만, 할아버지부터 아버지까지 모든 어른들은 감밭이라고 했다ㅋㅋ) 큰 창고에 들어가면 이상하게 생긴 기계가 있었다. 감 크기를 무게로 나누어주는 기계였는데, 나와 동생은 그게 참 재밌었다.
동글동글 이쁘고 반질반질한 감들이 크기별로 굴러오는 게 귀엽고 신기했던 기억이 있다.
한 번도 감이 귀한 줄 모르고 컸던 나는 이제 감이 얼마나 귀한지 안다. 어느 순간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프시면서 감밭을 팔고 형제들에게 나누어주면서 나는 이제 흔하게 감을 먹을 수 없게 되었다.
공짜로 먹다가 사 먹으려니까 얼마나 손이 떨리던지ㅋㅋㅋ
오랜만에 아버지가 몇 개 구해주셔서 택배로 보내주었는데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