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가장 넓은 집에 살았던 시간

by 동그라미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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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가장 넓은 집에서 살았던 시간



2006년 개도국 과학기술 지원단으로 라오스 루앙프라방으로 가게 되었다.

라오스에 갈 때 아들이 초등학교 5학년 마치고였는데 당연히 친구도 없는 미지의 나라에 가기 싫어했다.

어떤 조건이면 가겠냐고 설득을 하니 아파트에만 살던 아들이 개를 키울 수 있는 2층 집이면 가겠다고 한다.

그래서 처음 1년 간 살았던 집은 2층집이었고, 바로 뒤에 있던 주인집 개가 있는 집에서 살았다.



그리고 1년 뒤 네덜란드 NGO로 일하던 가정이 귀국을 하면서 그 가정이 살던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집은 오래되어 낡았지만 마당에는 높이 20미터쯤 되는 망고 나무와 코코아나무가 있고 마당이 넓은 집이었다.

초등학교 때 어머니가 유치원을 하시고 집이 유치원 위에 있어서 유치원 마당이 우리 집 마당이었던 이후 처음으로 마당이 넓은 집에서 살게 되었다.



아침이면 망고 나무에서 떨어진 망고도 주워 먹고 네 마리 개도 마당이 넓어서 얼마든지 키울 수 있었다.

가구도 그 당시 그 지역에는 가구점이 특별히 없어서 아내가 가구 만드는 집에 가서 주문 제작으로 만들었다.

전기도 자주 끊기고 인터넷도 너무 느리고 우리 기준으로 불편한 것도 많지만 지금도 라오스에서의 시간은 우리 가족에게 특별한 추억이다.



인생에 가장 황금기라 할 수 있는 40대 초반을 라오스에서 보내면서 마당만 넓은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도 넓어졌다.

라오스에 살기 전에 89년에 유럽 배낭여행을 한 적은 있지만 특별히 유럽 사람을 만나 교제할 일은 없었다.

하지만 라오스에 아주 작은 시골에 있으면서 오히려 전 세계를 접하며 사는 시간이었다.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핀란드, 미국인과 매주 모임을 가지며 그들의 생각과 삶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유럽 사람들은 자녀 교육에 엄격해서 대부분 가정이 9시 전에는 아이들을 모두 재우는 것도 문화충격이었다.

라오스에 있는 동안에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등 동남아 국가들에 가보면서도 시야가 넓어지기 시작했다.

또한 라오스에 있으면서 동남아시아의 저력과 가능성을 보기 시작했고 결국 지금 아들은 인도네시아에 가서 일하고 있다.



살면서 기회가 된다면 한 번은 해외에 나가서 살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추천한다.

요즘은 여행을 계획하면 오히려 해외여행을 계획할 만큼 해외 경험은 대부분 일상이 되었다.

하지만 그곳에 가서 1년 이상 사는 것은 의미와 느낌이 다르다.

그것은 그 어떤 경험으로도 얻을 수 없는 사고의 확장의 기회가 될 것이다.



글로벌 시대는 내가 외국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이 없이 살아도 그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튀니지 어느 시장에서 일어난 일이 북아프리카와 중동을 뒤흔들고 그것으로 유가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라오스와 두바이에 살면서 만나서 교제했던 사람들이 살았던 나라의 뉴스를 유심히 보게 된다.

특별한 재능이나 능력이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 시간을 통해 지경이 온 세상으로 넓어진 것은 분명하다.



나는 지금 한국에 살고 있지만 여전히 마음에는 온 세계를 담고 살고 있다.

라오스에서 마당이 넓은 집에서 살면서 분명 내 마음에 시각이 넓어진 소중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