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이번 아시안게일 우즈베크와의 축구 준결승을 보면서 우즈베크 선수들을 유심히 보았다면 우리나라 사람과 닮은 사람도 있는가 하면 서구적으로 생긴 사람도 있다고 느꼈을 것이다.
우즈베크는 과거 동서 문물 교역의 상징인 실크로드의 중심에 있었던 나라로 인종적, 문화적 다양성이 있다.
2002년 우리나라에서 월드컵이 열리 던 해에 우즈베크에 가서 2주간 우즈베크 전역을 다닐 기회가 있었다.
그 이후로 우즈베크는 5번을 더 가게 되었는데, 갈 때마다 마치 고향처럼 마음이 푸근한 곳이었다.
2006년 이후에 다시 가지 못했지만 언제라도 기회가 되면 꼭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다.
우즈베키스탄에 가면 왠지 사람들이 정이 가고 마음이 잘 통한다.
그들에게도 우리 만큼이나 역사적 아픔이 있고 민족의 정체성마저 빼앗긴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문명의 교차로에 있던 그들의 운명은 침략과 지배가 있었고, 그래서 그곳에는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있다.
동병상련의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마음으로 그 아픔을 나누듯 말이 통하지 않아도 통하는 느낌이 있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후 유럽이 해상 무역로를 개척하기 전까지 세계 무역의 중심은 실크로드였다.
우즈베키스탄은 역사적으로 실크로드의 허브 역할을 담당하였다.
중국에서 대상들이 출발하여 인도, 이란, 중동, 유럽으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중앙아시아를 거쳐야만 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지금의 우즈베키스탄에 존재하는 오아시스 도시들이 있었다. 특히 수도 타슈켄트에 이어 오늘날 두 번째 규모의 도시인 사마르칸트는 실크로드의 중심지로 평가를 받았다.
동에서 서로 그리고 남에서 북으로 이동하는 대상들이 피로한 여정을 잠시 멈추고 쉬어가야만 하는 곳이 지금의 우즈베키스탄이었기 때문에, 이곳에 모인 다양한 국가의 상인들이 상호 간에 정보를 교류하고 상품들을 거래하였다.
지리적 중요성 때문에 역사적으로 많은 강대국이 실크로드의 허브인 우즈베크 지역을 침략하고 지배하였다.
중세에는 칭기즈칸에 의하여, 또 근대에 러시아 제국과 이어 구소련의 지배하에 신음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우즈베크 전체를 다녀보면 인종적 다양성뿐 아니라, 모든 문화와 문류 교류의 중심지답게 동서양의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러시아와 소련을 거친 오랜 시간 공산독재에 편입되어 있다가 1990년 구소련의 해체와 함께 갑자기 독립을 하면서 정치적인 혼란뿐 아니라 정신적 충격과 국가 정체성에 혼란이 있었다.
그런 가운데 우즈베크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이게 하는 정체성이 티무르 제국이었다.
우즈베크 사람들이 지금도 자신의 자긍심과 민족의 정체성으로 티무르 제국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14세기에 사마르칸트를 수도로 정하고 150여 년 동안 번성했던 티무르제국(The Timurid Dynasty)만이 이곳을 중심으로 주변을 지배했다.
우즈베크에서 수도인 타슈켄트를 중심으로 동부와 서남부의 사마르칸트는 다른 나라처럼 분위기가 다르다.
사람들도 동부 지역은 우리와 좀 더 형통적으로 비슷한 유목민의 모습이 있다면, 사마르칸트를 중심으로 그 남쪽은 페르시안 사람들의 피가 더 강해서 동서양이 잘 어우러진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정치적으로는 완전한 자유 시장경제보다 구소련의 통치 시스템이 여전히 작동하면서 종교, 문화적으로는 러시아의 정교회가 아닌 이슬람이 국민들의 삶과 마음을 지배하고 있다.
그런데 그들의 삶을 드려다 보면 쿠란과 교리에 근거한 종교라기보다는 예전에 우리나라에도 거의 모든 가정에서 정화수를 떠 놓고 빌 듯, 그들에게 오랫동안 전해 내려온 샤머니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우리에게 우즈베키스탄이 전혀 이질적이지 않은 것은 이곳에 뿌리내리고 살고 있는 고려인 때문이다.
우즈베크의 시장에 가면 간혹 북한 사투리식 한국말을 듣게 되는데 고려인 가운데 장사를 하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에 와 있는 우즈벡인은 대략 8만 명 정도인데 이 중 3~4만 명은 고려인이 한국으로 이주한 것이다.
이렇듯 우즈베키스탄이 구소련 시절에 겪은 아픔 가운데는 시베리아에서 강제 이주 당한 우리 민족의 아픔도 함께 담겨 있다.
우즈베키스탄을 갈 때 단지 풍경이나 맛집이 아니라 그곳 사람들에게 다가가 보면 훨씬 많은 것을 보게 느끼게 된다.
우리나라도 서울과 시골이 사람들 느낌이 다르듯 여기서도 수도와 지방에 문화와 사람들 느낌도 다르다.
터키에 가면 6.25 전쟁 참전국으로 우리를 형제의 나라라고 하지만 우즈베크는 언어적으로도 터키와 70% 정도는 말이 통할 정도로 비슷한 면이 많기에 한국 사람을 좋아하는 정서도 비슷하다.
우즈베키스탄과는 전략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좋은 친구의 나라가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