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예고 없이 찾아오는 고난과 위기를 피할 수는 없다.
어떤 사람은 그 위기로 인해 주저앉지만, 누군가는 오히려 그 위기를 기회로 삼아 도약의 발판을 삼는다.
꾸준히, 그리고 특별히 위기의 때에 글을 쓰는 사람은 그 위기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사람이다.
장기를 둘 때도 내가 둘 때는 수가 안 보이다가 남이 하는 것을 보면 수가 보일 때가 있다.
주관적으로 상황에 과몰입하면 보이지 않던 것이 한 발 떨어져 객관적으로 보면 보이기 시작한다.
인생의 위기의 때에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상황을 한 발 떨어져 보는 것과 같다.
글을 쓰기 시작할 때는 자신의 상황과 감정에 매몰되어 글 속에도 피눈물이 녹아나기도 한다.
하지만 넋두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읽을 독자를 마음에 두고 글을 쓴다면 공감할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자신이 겪는 일들이 글의 메시지로 승화되기 시작할 때 자신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직면할 수 있게 된다.
객관적으로 보게 되면 길이 보이기 시작하고 그 길을 향해 발걸음을 내디딜 용기가 나기 시작한다.
위에 같은 과정은 막연한 생각의 산물이 아니라, 스스로 겪으며 체험한 이야기다.
2년여 전 실직을 했었고, 50대 가장에게 갑작스러운 실직은 대단한 삶에 위기로 이어진다.
실직 후 10일 후에 브런치 스토리에 글을 쓰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5편이 넘는 글을 쓰고 있다.
처음에 쓴 글에는 실직과 함께 찾아온 여유에 여행을 가기도 하고, 매일 산책을 하며 쓴 글이 많다.
지금 돌아보니 그 과정을 그렇게 울분이 나거나 힘들지 않고 지난 가장 큰 힘이 글을 쓴 것이었다.
당시에 거의 매일 글을 썼는데 글을 쓰면서 생각이 정리가 되고 마음이 정리가 되었던 것 같다.
그 과정 속에서 글쓰기 모임에도 참여하여 인생 첫 공저 책을 발간하여 출간 작가가 되었다.
거짓말처럼 1년 뒤에 예전에 일하던 곳에서 다시 일을 하게 되었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지금은 예전만큼 매일 글을 쓰지는 못해도 일주일에 3편 정도는 꾸준히 글을 쓰고 있다.
최근에는 시를 더 자주 쓰게 되고, 시를 가사로 바꾸어 노래로 만드는 재미에 빠졌다.
각자 브런치에 글을 쓰는 작가들의 동기는 다르겠지만 글을 쓰면서 비슷한 경험을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브런치에 흥미와 정보만을 주는 글만 쓰는 작가는 거의 드물다.
이곳에 꾸준히 글을 올리는 작가들의 글을 보면 그 인생의 흔적이 묻어나고 삶의 울림이 전해진다.
지금까지 브런치에서 5권의 브런치 북을 발간했고, 누적 조회수는 2만 5천 정도 된다.
실제 책을 출간해 보니 몇백 권도 판매로 이어지기 쉽지 않다.
나는 브런치를 통해 누가 뭐래도 글을 쓰는 작가가 되었다.
그런 면에서 브런치는 무명 초보 작가에게 도전할 용기를 주고, 작은 꿈을 이루게 해 준 소중한 장이다.
나는 앞으로도 브런치를 고마워할 것이고, 브런치에서 함께 소통하는 분들을 소중히 여길 것이다.
브런치는 인생 중반에 찾아온 큰 위기의 때에 다시 마음을 추스르고 일어나 걸어갈 발판이 되어 주었다.
앞으로도 이곳에 올린 글들이 누군가 인생의 위기를 만날 때 일어날 작은 용기의 불씨가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