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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구니 Jun 12. 2024

[아빠기자의 육아기행] "T익스프레스 기다렸다 탈거야"

9월말부터 시작된 추석 연휴. 당직근무 관계로 추석 당일 본가에 갔다 오고 나선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았다. 그냥 쉬면서 집 정리나 할까 했는데, 딸 아이가 저번에 약속한 것을 지켜달라는 요청을 해왔다. 에버랜드 'T익스프레스'를 타자는 약속이 그것이다. 약속을 한데다 다른 일정이 없어 그러자고 했다.


다리가 다친 와이프는 집에서 쉬고 딸 아이와 단 둘이 가기로 했다. 'T익스프레스'의 경우 대기가 길 것을 감안해 동영상 촬영을 하는 것을 미리 선결제해 탑승하기로 했다. 

추석 연휴 사람이 많을 것을 감안해 집에서 8시30분에 출발했다. 9시쯤 운 좋게 정문 쪽에 주차할 수 있었고, 딸 아이와 입장하는 곳으로 갔다. 이미 그곳엔 사람들이 가득했고, 우리 역시 서둘러 줄을 서며 입장시간이 다가오길 기다렸다. 이 과정에서 딸 아이는 미리 준비한 휴대용 의자에 앉아 내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마침내 입장이 시작됐고, 딸 아이와 함께 뛰기 시작했다. 'T익스프레스'의 경우 어플로 예약을 하는 게 아니였기에 뛰어서 줄을 서면 바로 탈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뛰는 도중에 다른 놀이기구를 예약했다. 'T익스프레스'까지의 거리가 멀었기에 중간에 딸 아이는 걸어서 가자고 졸랐고, 그런 딸 아이를 달래며 'T익스프레스'로 향했다. 

막상 도착하니 10명 가까운 사람들이 이미 줄을 서고 있었다. 그렇게 놀이기구 오픈을 기다렸고, 오픈과 동시에 바로 탈 수 있었다. 오랜만에 'T익스프레스'를 탄 나 역시 무서움을 느꼈지만, 이런 나와 달리 딸 아이는 만세도 하며 놀이기구를 즐겼다.  

그렇게 T익스프레스를 타고 난 후 다시 딸 아이의 손을 잡고 뛰기 시작했다. 입장과 동시에 어플로 예약한 '썬더폴스'를 탈 시간이 다 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썬더폴스'까지 가는 길이 오르막이라는 것. 입장하자마자 뛰었을 때 보다 더 힘들어하는 딸 아이를 달래며 같이 뛰었고, 겨우 시간에 맞춰 입장할 수 있었다. 

미리 집에서 챙겨온 우비를 입고, '썬더폴스'에 탑승했다. 후름라이드와 비슷한 놀이기구인데, 처음엔 뒤로, 두 번재는 앞으로 내려가는데 나름 스릴이 넘쳤다. 신발이 조금 젖고, 물로 세수를 한 것을 제외하곤... 

이렇게 2가지 놀이기구를 탄 후엔 천천히 움직였다. 추석연휴 2개의 놀이기구를 탄 것만 해도 본전은 뽑았다고 생각했고, 거기에 2시에 또 한 번 'T익스프레스'를 탈 수 있기에... 

딸 아이와 에버랜드 내를 돌아다니는데, 치킨과 소세지를 판매하는 매점이 있어 음료수와 함께 구입했다.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싶었지만, 놀 시간이 부족하다는 딸 아이의 반대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방법이었다. 벤치에서 간단히 배를 채운 후 딸 아이는 머리 따주는 곳에서 머리를 꾸미고 싶다고 요구했다. 

딸 아이의 요청에 머리 따주는 곳으로 향했고, 두갈래를 따는 데 4만원이나 가까운 돈이 든다는 이야기에 잠시 망설였지만, 딸 아이가 원하기에 해주기로 했다. 그렇게 20분 가량의 시간이 지나 완성이 됐고, 딸 아이는 만족한지 자진해서 시진을 찍기를 청했다.  

머리까지 꾸미고 나선 'T익스프레스'를 타러 갔다. 캠코더를 작창해 타는 것으로, 제일 맨 뒷자리에 앉아 스릴을 만끽할 수 있었다. 


두 번째 타서 그런지 딸 아이는 더 신나하며 놀이기구를 즐겼다. 타고 나선 기념품샵에서 동영상 파일을 받고 기념품을 구경한 후 다시 다른 놀이기구를 타러 돌아다녔다. 

추석연휴 사람들이 많아 대부분의 놀이기구가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했다. 그렇게 '롤링 엑스 트레인', '바이킹' 등을 탄 후 저녁식사 시간이 돼 식당으로 향했다. 점심은 간단히 해결했지만, 저녁은 꼭 식당에서 먹어야 한다고 미리 딸 아이와 약속을 했었다. 

저녁식사보단 놀이기구가 우선인 딸 아이. 빨리 먹고 다시 놀이기구 타러 가자는 말에 다른 때보다 밥을 더 잘 먹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렇게 서둘러 저녁식사를 하고 식당을 나와 다시 놀이기구를 타러 돌아다녔다. 

안 타본 놀이기구 하나 타고 집에 가면 될 것 같다고 말하자 딸 아이는 고민도 하지 않고 다시 'T익스프레스'로 향했다. 대기줄에 서서 직원분의 팻말을 보니 대기시간만 150분. 너무 오래 기다리는 것 같아 다른 곳으로 가자고 했지만, 딸 아이는 기다렸다고 탈 것이라고 때를 썼다. 결국 딸 아이의 성화에 못 이겨 150분을 기다려 'T익스프레스'를 탔다. 


'T익스프레스'를 타고 집으로 가자고 하는데, 아쉬움이 많은지 딸 아이는 '바이킹'을 더 타고 싶다고 말했다. 저녁이 되자 다른 놀이기구와 달리 '바이킹'의 대기시간이 길지 않았고, 덕분에 딸 아이와 4번을 더 탈 수 있었다. 

바이킹을 끝으로 놀이기구 타는 것을 마무리하고, 출구쪽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기념품샵에 가 딸 아이가 원하는 것 하나를 사고, 화장실도 들렀다. 그렇게 출구로 나와 차로 향하면서 딸 아이와의 에버랜드 일정이 모두 끝이 났다.  

울딸~ 아빠가 울딸이랑 했던 약속을 드디어 오늘 지켰네. 오늘 에버랜드에서 재미있었니? 아빠는 재미있는데, 이젠 무서워. 특히 'T익스프레스'는... 그래도 친구들이랑 놀러다니기 전까진 아빠가 자주 데리고 갈게. 연말엔 작년처럼 롯데월드 가자~ 대신 그때까지 할머니, 엄마, 아빠 말 잘 들어주고, 숙제도 알아서 잘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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