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 찾아온 4춘기 아닌 5춘기
'저 버스 앞바퀴에 엄지발가락 하나만 살짝...!'
벌써 십 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간절히 염원했던 대기업 직원(대감집 노비)에
실패한 나는
대학 선배에게 부탁을 해 회사에 취직을 했다
좋은 회사였고 좋은 직업이었지만
나랑은 정말 맞지 않았던 회사.
사수 운도 없어 6개월을 허송세월하다
후배들을 받았고
후배들보다 뒤처지는 나를 보면서
늘 의기소침해 있던
내 인생 최고의 암흑기
저녁 10시에 퇴근하면
예!!!!! 오늘은 일찍 퇴근한다!!! 며 즐거워하고
집에 가서 쪽잠을 잔 뒤
옷만 갈아입고 출근도 여러 날
어느 날부터 새벽 버스를 기다리던 내 머릿속에는
늘 하나의 생각만 가득했다
'발가락 하나만 다치면 회사에 안 갈 수 있는데'
오랜 시간이 흘러
그때는 상상하지도 못한
또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지금
20대를 곱씹어 보았더니
발가락 줄게 휴식 줘라.
는 뇌가 보내는 위험신호였다고 한다
<수동형 자살>
나는 살기 위해 심리학을 공부했다
내가 살고
내 가족을 살리기 위해
실제로 많은 도움이 되었지만
심리 상담만으로는 이겨내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뇌의 신경작용과 호르몬의 작용은
마음의 치유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정신과에 갔던 어느 날 의사 선생님께 말했다
"선생님,
사람이 살다 보면 죽고 싶을 때도 있잖아요"
선생님 왈
"그것이 바로 환자분이 아프다는 증거예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
레알?
언제부터였지???
나는 줄곧 죽음을 두려워하면서도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내 뇌가 나의 동의 없이 내리는
죽음을 실행하라는 메시지들
이제 알았다!
네가 문제다 뇌 놈!!!
그때부터였나?
나는 뇌가 나를 흔들지 못하게
뇌란 놈이 한가하게 앉아서 죽음의 방법을 연구하지 못하도록 몸을 움직이기로 하였다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이제는 몸이 힘들다고 아우성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나의 뇌도. 마음도. 몸도.
모두 나다.
싸우지 말고 잘 지내자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힘들면 아무것도 안 해도 되고...(안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