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외반증 수술..
몰랐던 병, 알게 된 시간
by simple Rain Feb 10. 2026
두어 달 전 시어머니께서 무지외반증 수술을 하셨습니다.
솔직히, 저는 이병이 수술까지 해야 하는 병인지도 몰랐습니다.
주변에서 수술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도 거의 없었고,
그저 불편하면 참고, 발모양이 보기에 조금 안 좋은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수술을 준비하며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시어머니는 젊은 시절 작은 키가 늘 신경 쓰이셨다는데,
하이힐은 어쩌면 가장 최선의 선택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게 원인일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마음이 복잡해졌습니다.
그 시절의 선택이 지금의 고통으로 이어진 것 같아서요
하지만 알아볼수록
하이힐을 신지 않은 남성들도 무지외반증 수술을 받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유전적인 요인도 있고,
발의 구조나 오랜 생활 습관도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누군가의 질병을 단순히 과거의 선택 하나로 설명하기엔
삶은 너무 복잡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술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발을 한쪽씩 두 번에 걸쳐 수술했고
그 과정에서 고정용 핀을 박아 넣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 핀을 제거하는 수술이 또 남아 있습니다.
한 번의 큰 고비를 넘겼다고 안심하기엔
아직 갈 길이 남아 있는 셈입니다.
젊은 시절엔 별문제 없었던 무통시술도
연세가 드시니 부작용이 심해 더 이상 맞지 못하셨습니다.
결국 통증을 고스란히 견디며
수술 후 회복과정을 버텨야 했기에,
핀제거 수술은 간단하다고 말씀하시는 의사 선생님의 말에도
마음은 좀처럼 가벼워지지 않습니다.
80대에 들어서면서부터 시부모님이 번갈아가며
매해마다 수술 또는 시술을 하시게 되니 걱정도 걱정이지만 먼저 한숨이 나옵니다.
비슷한 연배에 계신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두 분 다 보험이 충분하지 않아 치료 비용에 대한 부담도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매번 어디 하나쯤은 고쳐야 하고
불편함을 참고만 살기엔 몸이 허락하지 않습니다.
어쨌든 수술은 잘 되었고
시어머니는 지금 회복 중이십니다.
여전히 걸음걸음 조심해야 하지만
그래도 수술을 하고 나니 한결 편하고, 마음도 놓인다고 하십니다.
오랫동안 참아왔던 불편함과 이제라도 해결했다는 안도감이 함께 담겨 있는 듯합니다.
요즘은 누군가의 병 앞에서
왜 생겼는지를 먼저 묻기보다
얼마나 오래 참고 불편했을지를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연세가 들수록
몸은 삶의 시간을 정직하게 드러낸다는 것도요
아마 노년의 삶이란
아프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아픔을 조금이라도 줄여가며 살아가는 과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현실을 이제야
조금씩 이해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