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토마토세무사 Jul 25. 2022

세무사 이직 제안

세무법인과 개인 세무사 사무실


6개월간의 수습이 끝나가면서 다음 거처를 정해야 했다. 수습을 받은 세무법인에서 근무 세무사로 전환을 할지, 다른 곳으로 이직할지, 그것도 아니면 공기업이나 공무원 준비를 할지 고민이 되었다.


갑작스럽지만 나의 단점에 대해 고백하려고 한다.  단기 계획은 잘 세우는 반면 장기계획에는 몹시 취약하다. 오늘, 이번 주, 한 달, 1~2년 후 계획까지는 완벽하게 세울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이뤄낼 근성과 실행력도 갖고 있다. 하지만 먼 미래, 예컨대 5년 후, 10년 후에 대해서는 정말 아무런 생각이 없다. 고등학교 때도 수능은 잘 보고 싶었지만 가고 싶은 대학이나 학과는 없었다. 취직 준비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세무사가 돼서도 마찬가지였다.


세무사 자격증을 고 난 후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일단 일을 더 배우는 게 좋을 것 같아 수습받은 곳에 남기로 했다. 그런데 6명이나 되는 수습 동기들이 전부 그만둔다고 했다. 어떤 동기는 개업을 한다고 했고, 어떤 동기는 7급 공무원을 준비한다고 했다. 설상가상으로 제일 의지하던 사수 퇴사한다고 했다. 다들 퇴사하는 마당에 혼자 남아서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그러던 와중 수습 동기로부터 제안을 하나 받았다. 동기의 지인이 개세무사인데 사업을 키울 목적으로 세무사를 추가 채용한다고 했다. 동기는 이미 그곳으로 이직하기로 했고 나에게도 함께 일하자고 제안을 했다.



재직 중인 곳과 이직 제안을 받은 곳의 장단점을 비교해봤다.

수습을 받은 세무법인은 업계에서도 꽤 이름이 알려진 곳이다. 규모가 크고 체계도 잘 잡혀있다. 이곳에서 일하던 세무사들이 추후 회계법인 택스팀으로 이직하는 경우도 많았다. 괜찮은 커리어를 쌓을 수 있어 보였다. 하지만 업무의 폭이 좁다는 단점이 있었다. 법인세팀과 재산세팀이 분리되어 있어서 법인세팀에 속한 이상 상속세나 증여세 일은 할 수 없었다. 세무사가 되기 위해 공부한 과목은 다양한데 법인세 일밖에 할 수 없다는 점이 큰 단점으로 다가왔다.


이직을 제안받은 곳은 작은 세무사 사무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었다. 법인세는 당연하고 증여세, 부가세, 세무조사 대응, 경정청구 등의 일을 한다고 했다. 거래처 규모 다양한 것도 장점이었다. 작은 거래처를 경험해보는 것도 만약을 대비해 필요했다. 그리고 복지가 좋다. 출근시간은 9시 반이고 퇴근시간은 5시다. 휴가는 일이 있으면 자유롭게 쓰면 된다고 했다. 하지만 이름 없는 개인 세무사 사무실이다. 커리어가 꼬일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됐다.


여러 가지를 비교한 끝에 이직을 하기로 결심했다. 일종의 모험이었다. 후기 하나 없는 중소기업으로 간다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더 나은 삶을 위해 도전해보고 싶었다.

그렇게 2020년 5월 세 번째 퇴사를 했다.





세무사 공부에 관한 자세한 수기가 궁금하다면, 프로필에 있는 URL을 통해 네이버블로그로 놀러 오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