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70 / 출처 : 제네시스
제네시스를 둘러싼 소비자들의 불만 중 하나는 늘 연비였다. 고속도로에서는 날아가듯 달리지만, 주유소 앞에서는 고개를 숙이게 만든다.
하지만 제네시스가 마침내 연비라는 난제를 해결할 무기를 들고 나섰다.
하이브리드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를 선보이며, 전동화 전략에 가속도를 붙이려는 것이다. 이 전략은 단순한 모델 추가가 아니라 브랜드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대한 전환점이기도 하다.
GV70 / 출처 : 제네시스
2026년 12월, 제네시스는 첫 EREV 모델 ‘GV70 EREV’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 모델은 전기차의 효율성과 가솔린 엔진의 안정성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2.0’으로 불린다.
GV70 EREV는 전기모터로만 주행하고, 내장된 2.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은 배터리를 충전하는 역할을 한다. 즉,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도 배터리 걱정 없이 달릴 수 있다.
총 주행 가능 거리는 약 900km로 예상되며, 이는 BMW X5 xDrive50e의 약 80km 전기 주행 거리, 볼보 XC60 리차지의 약 60km, 렉서스 RX 500h 등 경쟁 모델 대비 뛰어난 수치다.
플랫폼은 E-GMP를 일부 개조한 구조로, 기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의 장점을 모두 끌어안았다. GV70 EREV는 북미, 유럽, 한국 등 주요 시장에 먼저 출시된다.
업계는 이 모델을 전기차 전환을 앞둔 소비자들에게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전기차가 좋다는 건 알지만, 긴 주행거리나 충전 인프라가 걱정되는 이들에게는 최적의 선택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GV80 / 출처 : 제네시스
오는 2025년 하반기, 제네시스는 GV80 하이브리드와 G80 하이브리드를 순차 출시한다. 이들 차량에는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후륜 기반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처음으로 탑재된다.
기존 전륜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제네시스 특유의 후륜 구동 감성을 살렸다는 점이 주목된다. P1·P2 모터가 병렬로 구성된 구조는 마찰 손실을 줄이고, 부드러운 전환을 가능하게 해 정숙성과 연비 효율을 동시에 높였다고 한다.
현대차그룹은 이 시스템으로 출력 밀도 21%, 토크 밀도 7% 향상이라는 수치를 공개했다. 정밀 제어가 가능한 e-VMC 2.0, 전기 사륜 시스템인 e-AWD도 탑재될 예정이며, 전기차에서 보던 회생제동, V2L, 스테이 모드 같은 편의 기능도 대거 이식된다.
하지만 고급차 소비자들이 민감한 실내 공간 확보는 쉽지 않은 과제다. 배터리와 모터가 들어가면서 2열 공간이 좁아질 가능성이 지적되자, 제네시스는 배터리 슬림화와 전동화 전용 플랫폼 전환을 병행하며 거주성 확보에 나섰다.
GV70 / 출처 : 제네시스
제네시스는 2030년까지 전 라인업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발표한 상태다. 이번 하이브리드와 EREV의 출시는 이 로드맵을 실행에 옮기는 첫걸음이다.
특히 고급 브랜드로서 자동차 주행 성능과 정숙성, 디자인, 고급감을 유지하면서도 친환경성과 실용성까지 챙기겠다는 야심이 엿보인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와 EREV를 통해 연비와 주행거리의 단점을 보완하고,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이는 제네시스가 단순히 기술을 넘어 사용자 중심의 가치를 고민하고 있다는 의미다.
하이브리드는 고속 주행 성능과 연비를 동시에 잡고, EREV는 전기차의 부담을 덜어낸다. 기름값과 충전소 걱정 없이 달리는 고급차, 제네시스가 꿈꾸던 미래는 이제 현실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 두 전략이야말로 전동화 시대 속 제네시스의 존재감을 결정지을 열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