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전고체 배터리 / 출처 = 연합뉴스
스펙만 보면 판타지에 가깝다. 5분 충전에 3000km, 12분 만에 80% 충전. 중국의 전기차 기업들이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의 성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흔들고 있다.
그동안 일본이 주도해오던 전고체 기술 개발에 이제는 중국이 파죽지세로 뛰어들었고, 한국은 속도전과 기술전이라는 이중 전선에 직면했다.
실 / 출처 = BYD
미국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이 7월 1일 전한 바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제조사 비야디(BYD)는 최근 세단 ‘실(Seal)’ 모델에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해 주행 테스트를 시작했다.
1회 충전으로 무려 1875km를 달릴 수 있고, 12분이면 80%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였다. 에너지 밀도는 400Wh/kg 수준으로, BYD는 2027년부터 이 배터리를 실 모델에 본격 적용한 뒤, 2030년부터는 대량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화웨이도 가만있지 않았다. 황화물 기반의 전고체 배터리 기술 특허를 최근 출원하며 전기차 배터리 분야 진입을 알렸다.
화웨이는 이 배터리가 5분 충전으로 3000km 주행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직 검증이 필요하지만, 선언만으로도 업계의 시선은 집중됐다.
이처럼 중국은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거대한 내수 시장, 풍부한 R&D 인력을 바탕으로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 시장 규모는 2030년 400억 달러(약 58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 / 출처 = 뉴스1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있어 국내 기업들 역시 발 빠르게 대응 중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경기도 기흥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구축했으며, 국내 3사 중 가장 빠른 2027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안으로 파일럿 라인을 마련하고, 2030년 양산을 내다보고 있다. SK온은 고분자 산화물 복합계와 황화물계 등 2가지 유형의 전고체 배터리를 병행 개발 중이다. 각각 2028년,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삼았다.
특히 SK온은 국내 대학과의 협업을 통해 수명과 경화시간 등 배터리 내구성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SDI / 출처 = 연합뉴스
삼성SDI 최주선 사장은 지난달 말 용인 본사에서 열린 창립 55주년 기념식에서 “요즘 밤잠을 설치기도 한다”며 현 상황의 무게감을 토로했다.
그는 “지금처럼 어려울 때일수록 실력이 드러나는 법”이라며, 임직원들에게 “상상 그 이상의 미래를 만들자”고 독려했다.
중국의 추격이 위협적으로 다가오는 가운데, 미국 내 전기차 수요 둔화와 한국 내 정부 지원 미비까지 겹치며 국내 업계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기술력과 품질, 신뢰라는 무기는 여전히 한국 기업들의 손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