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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보험사기를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주로 10~20대 청년들로 동네 선후배 사이였으며, 약 2년간 39차례에 걸쳐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고 이를 보험사에 청구해 무려 2억 5천여 만 원을 챙겼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주로 도로에서 차선을 일부 이탈한 차량을 노려 고의로 사고를 낸 뒤 허위나 과장된 병원 치료를 받아 보험금을 타냈다.
대구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은 이 사기극의 주범인 A 씨(20대)를 구속하고, 함께 범행에 가담한 공범 52명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의 사고가 의심될 경우 블랙박스 영상 등 증거 자료를 잘 보관해 적극적으로 신고할 것”을 당부하며 보험사기가 교통법규 위반을 악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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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치밀해지고 있는 보험사기에 대응하기 위해 보험업계는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한 새로운 탐지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지난해만 해도 실손보험 등에서 발생한 보험사기 적발 금액이 1조 원을 넘어서며 매년 천문학적인 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는 AI 기술로 보험금 청구 패턴을 자동 학습해 사기 의심 건을 사전에 감지하는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작년에 적발된 보험사기 금액은 총 1조1164억 원으로, 손해보험 부문이 전체 적발 금액의 96.1%에 달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치아보험, 가짜 진단서 발급 등 조직적이고 대형화된 보험사기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업계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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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는 이 같은 사기 행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AI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으며, 삼성화재와 동양생명 등이 보험사기 방지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여 고위험군에 대한 사전 탐지를 강화하고 있다.
AI는 대량의 계약을 신속하게 검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기 가능성이 있는 청구를 선별하는 데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또한 이미지 인식 AI를 통해 사고 현장 사진의 진위 여부를 판별하고, 자연어 처리 기술을 통해 청구 서류의 허위 내용을 감지하는 등 다양한 활용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보험사기 피해가 심각해지면서 정부와 공공기관도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 지난주 개정 시행된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은 보험사기 알선과 권유 행위를 금지하고, 위반 시 징역형 및 벌금형을 병과하는 등 처벌을 대폭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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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보험사기 알선이나 유인 행위를 일삼는 브로커들이 환자에게 접근해 연계된 병원에 소개하는 행위를 차단하고 이들을 형사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다.
또한,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보험사기에 대한 양형기준을 새롭게 설정해 보험 전문가나 의사가 사기에 가담할 경우 가중 처벌하도록 했다. 이는 보험사기 방지를 위한 법적 장치를 강화하고, 사기 가담자가 불이익을 받도록 하기 위함이다.
최근 금융감독원, 경찰청, 건강보험공단은 공동으로 보험사기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세미나를 열어,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상호 협력 체계를 구축할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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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기는 단순히 보험사에만 손해를 끼치는 것이 아니라 선량한 소비자들의 보험료 인상으로도 이어져 사회적 문제가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기는 소비자들이 ‘보험금을 돌려받는 것뿐’이라는 왜곡된 인식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며 도덕적 해이를 경계했다.
한편, 최근 국회에서도 보험설계사가 사기에 가담해 형사처벌을 받을 경우 즉시 등록을 취소하는 보험업법 일부 개정안이 발의되었다. 이는 보험사기와 관련된 전문가들의 책임을 더욱 엄중히 묻기 위한 조치로 평가받고 있다.
치밀하고 조직적인 보험사기는 법적 대응과 기술적 대응이 함께 이루어져야 근절될 수 있다. 보험사와 공공기관, 그리고 소비자가 협력해 사회 전반에 미치는 피해를 줄이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