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서 가장 인상깊은 구절은 마태복음의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라는 도전의 메시지이고, 논어 위령공편에서 ‘기소불욕, 물시어인’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을 남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겸허의 메시지이다. 각각, 개인에서 타자로 향하는 도전을 통한 외부에서 보상을 얻는 긍정적 강화이며 타자의 욕망과 불편함을 고려해 스스로 양심에 따라 조심하는 부정적 강화로, 두 문화의 차이가 슬쩍 드러난다.
논의를 더 확장하여 우리와 가까운 유교문화권인 중국, 일본, 그리고 싱가포르는 어떤지 살펴보면,
우선 중국은 공산당 중심의 권위주의 국가로, 표현과 통신의 자유가 제한되어 있다. 권위와 당 중심의 정치체제를 지키기 위하여 정치적 통제 및 검열을 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고, 언론기관 뿐만 아니라 개인의 인터넷 접속과 소셜 미디어 내 표현에도 검열을 한다. 많은 인구와 한정된 고급 일자리로 인하여, 교육열과 경쟁이 심한 것은 한국과 매우 유사하다.
일본은 태평양 전쟁 전후로 안정적인 종신고용 환경을 유지하고 있으며, 직장이 아니어도 가업을 이어받는 직업 환경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집단을 우선하고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다는 문화로 눈치와 기대에 어긋나는 것이 사회적 처벌로 기능하게 되고, 직접적이고 물리적인 제한은 아니나 사회관계에서 따돌리고 배제하는 문화가 존재한다. 암묵적 제제와 다층적인 관계를 고려한 태도와 조화를 중시하는 사회 규범은 안정적이지만, 새로운 생각이나 시도를 하기에는 개인이 집단 문화를 이겨내야 하는 것들이 많다. 혼자 외곬수로 파고드는 오타쿠 문화가 성장하기 좋은 환경이나, 사회적인 인정이나 명예를 통한 내적 보상을 얻는 환경은 아니다.
싱가포르 또한 중국과 마찬가지로 국부 리콴유와 그의 집권당으로 대표되는 권위주의 국가로, 중국계 화교를 중심으로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공공질서 유지를 위한 강력한 법 집행으로, 껌을 뱉거나 지하철에서 음식을 먹어서 벌금 또는 태형을 받는 것으로 유명하다. 집권당의 정치적 노선에 대해 반대를 표현하는데 제한을 두고 있고, 또한 정부의 혁신적이고 적극적인 정책으로 세계에서 가장 잘사는 ‘도시국가’가 되었다.
그럼 반대편에 해당하는 자유와 보상의 국가 사례는 살펴보면,
미국은 아메리칸 드림으로 대표되는 노력에 따라 보상이 주어지는 나라,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는 나라이다. 물론 최근 자국 중심 주의가 부상하고 있지만, 기업과 사회가 움직이는 동력은 분명 자유와 보상이라고 볼 수 있다. 표현, 종교, 직업의 자유가 미국의 핵심 가치이고, 정부보다는 민간을 우선시한다. 정부기관인 보건복지부에서 의사면허 발급 및 관리를 하는 한국과 달리 미국은 의사자격도 재교육 등 관리도 민간조직인 의사협회에서 한다. 그리고 의료보험체계를 봐도 한국은 국가 중심의 전의료기간이 당연가입된 (가입을 안하거나 / 탈퇴할 수 없는) 의료보험체계를 가지고 있지만, 민간 중심의 미국은 민간 의료 보험 회사와 그와 계약된 병원이 중심으로 의료이용이 이루어진다. 성과에 따른 보상 - meritocracy 성과주의의 끝판왕이 미국이며, 수억대 성과금과 스톡옵션 주식분배 등 우리나라에도 대기업 IT에 도입되어 보편화되는 추세이다. 성과금은 기업에만 국한하지 않고, 사회로도 그 흥분되는 감정이 전파되어 창업 및 투자에도 영향을 미치고 혁신적인 기술에 과감한 투자를 통해 기업가와 투자자 모두 이득을 얻고, 설령 기술과 사업이 실패해도 다시 재기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져 있다. 물론 이에 따른 경제적 불평등은 선진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기회, 능력, 운에 따라 성공한 자는 막대한 부를 차지하지만, 이들 모두가 없었던 사람은 의료보험 가입도 하지 못한다. 물론 선별적 복지가 주어지지만 선정기준이 엄격하고 주별로 차이가 존재한다.
영국보다 앞서 세계무역을 장악했던 네덜란드는 스피노자가 활동했던 1650년대에 이미 자유의 도시였다. 무역과 자유를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로, 독자적인 사상으로 유대교로부터 파문을 받은 스피노자도 문제 없이 활동할 수 있었고, 여러 사상가, 학자들이 자유롭게 생각을 펼치고 교류할 수 있는 피난처이자 요람이었다. 네덜란드는 1976년 대마초가 합법화 되었고 2000년 성매매금지령을 폐지하였다. 자율성과 창의성을 중시하고, 수평적 조직문화가 사회 전반에 존재하고, 세계 최고 반도체 기기 업체인 ASML의 조직 문화를 이루고 있다. 빠르고, 수평적 협업을 통해 기술을 중심으로 혁신을 이룬 결과가 삼성전자, TSMC 등 굴지의 반도체 회사가 줄을 서서 기기 구매를 기다리는 ASML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네덜란드는 주변 유럽 국가와 마찬가지로 공공 서비스와 복지 시스템이 탄탄하여 미국보다 빈부격차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추가로, 이스라엘은 중동지역에서 드물게 의회 민주주의를 운영하는 국가로, 주변의 이슬람 권위주의 국가와 다르게 표현의 자유, 선거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 유대교 토론문화의 하브루타가 학교, 직장에 널리 퍼져 있고 권위에 도전하고 질문하고 토론하는 것을 허용하고 장려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이는 군대에서도 적용되어 수평적 의사소통을 강조하고, 후츠파라고 하는 거리낌 없이 질문하고 도전하는 정신을 긍정적으로 여긴다. 이스라엘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 만 18세에 남녀 모두 3년 또는 2년 군복무를 하는데 8200부대 등 엘리트 기술부대에서 쌓은 커리어가 대학 및 창업으로 이어지고, 인구 대비 스타트업 숫자 및 성공한 스타트업인 유니콘 기업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는 자유와 보상, 그리고 수평적인 토론과 질문 문화에 기반한다고 볼 수 있다.
처벌 우위 국가는 보상 우위 국가에 비하여 자유와 보상보다는 집단과 처벌이라는 방식이 사회를 이끄는데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자본주의 체제에서 기업과 경제활동을 하고, 자유와 보상을 중시하는 미국 및 유럽 등 국가와 교류하면서, 성과중심 그리고 보상을 우선시하는 기업 문화와 청년층의 자유, 보상 중심 문화가 늘어나고 있으나, 아직 사회의 주류는 집단과 처벌에 따라 정치적 의견이 모이고, 이에 따라 법이 제정이 되고, 새로운 시도를 우선 제한하는 방향이 먼저 치고 나가야하는 창의적인 결정을 막아선다는 아쉬움이 눈에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