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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과학자 May 19. 2021

부부싸움은 레슬마니아 처럼

'금 유전자'와 '흙 유전자'


레슬니아(Wrestle-Mania)는 미국 프로레슬링 단체인 WWE에서 1년에 한 번 개최하는 이벤트 경기이다. 이 경기에서 선보여지는 기술과 승패 그리고 선수 간의 갈등 등은 모두 정해진 각본대로 진행된다. 레슬마니아에서 경기의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 즉, '상대를  다치게 하지 않으면서 원하는 결론에 이른다'  특징 있다


지금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레슬마니아 처럼 '상처 받지 않는 부부싸움' 대한 것이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과 싸우게 되어 있다. 싸우지 않을 거라고는 기대하지 마라. 싸우지 않는 사람들이 오히려 무섭다. 그 관계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그런 경우는 둘 중 하나가 감정을 완전히 억누르고 있거나 자존감이 전혀 없는 것이다. 결혼학개론, p.75


어릴 적부터 들어왔다. 싸움은 가능하면 피하라고... 그런데 부부간의 싸움도 피할 수 있을까? 서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가정을 이뤘으니, 늘 행복한 미래를 계획하고,  아이를 돌보고, 집안일을 분담하면서... 그렇게...


'happily ever after'가 가능할까? 아마 믿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사랑했던 나의 연인과 나의 아내는... 결코 같은 사람이 아니다(물론, 남편도 마찬가지로..). 연애시절 아무렇지도 않게 웃어넘기던 일도 결혼 후에는 치열한 싸움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전 어느 영화에서 여 주인공이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 질문에 대답을 해주고 싶다. 사랑은 변한다.  좋게, 그리고 일부는 나쁘게.. 이게 바로 '진짜' 현실이다. 마냥 행복하기만 한 결혼은 없다. 서로 싸우고, 화해하고, 그리고 반복면서 견고 해지는 것이 결혼이다(물론, 그러면서 부서지기도 한다..).


'자.. 그럼'

부부싸움은 피할 수 없다는 전제를 인정하고, 다시 이야기해보자. 그렇다면 '우리는 왜 잘 싸우지 못할까?'


자신은 대화 기술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알고 보면 착각인 경우가 많습니다. 기억력이 좋다고 믿는 사람도 완전히 잘못 알고 있는 거예요. 게다가 인간의 감각적 인식은 위협받는 상황에서 평소와 다르게 반응합니다
결혼학개론, p. 80


 이유 여럿 있겠지만, '메타인지'의 부족과 '편도체 납치'에 따른 '투쟁과 도피 반응'이 큰 원인이 될 수 있다. 먼저 '메타인지'란 무엇일까? '메타인지'란 스스로에 대해 '잘 아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스스로에 대해 착각하고 있다. 자신의 대화 기술이 좋다고 생각하거나, 왜곡된 기억이 맞다고 생각하고 있거나...


그런데 문제는... 싸움이 시작되면, 편도체 납치로 인해 '그 착각들'이 더욱 심각하게 가속화된다는데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잘 싸우기는 매우.. 매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열악한 상황을 '조금이라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1. "긴 전쟁에서 이득을 보는 나라는 없다"
결혼학 개론, p,89


그 첫 번째 방법은 '간결함'이다. 즉, 문제가 생겼을 때, 핵심만 말하고 빨리 끝내는 것이다. 여성 심리와 관계 연구로 유명한 해리엇 러너는 "감정과 관련된 문제를 다룰 때 말이 길어질수록 상대가 더 빨리 귀를 닫는다"라고 말한다. 또한, 탯킨은 이렇게 말했다. "매우 빠르게 작동하는 이 상호작용은 산불에 비유할 수 있다. 처음에 내가 만든 것은 아주 작은 불씨였지만, 내가 기름을 붓고, 상대도 기름을 조금 붓다 보면 어느새 감당할 수 없는 산불이 되어 버린다."


사람들은 자신대화 기술이 좋다고 착각한다. 또한, 논리적으로 혹은 합리적으로 '잘' 말하고 있다고 아주 크게 착각한다. 그러나 이제 그만 인정하자...그러니까 형용사와 부사를 빼고.. 딱 말하고 싶은 핵심만.. 그렇게 말해보자.


2.  "부부간의 싸움에서 가장 집요하게 사용되는 반칙 중 하나는 냉소적인 태도다. 결혼학개론, p. 96


두 번째 방법은 냉소적인 태도를 '주의'하는 것이다. 냉소적인 태도란 무엇일까? 그 형태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짜증 섞인 목소리로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 한심스럽다는 표정으로 눈을 내리깔, 고개를 돌리고, 팔짱을 끼고.. 그리고 '휴대전화를 내려놓지 않은 모습'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태도는 정~~~ 말 그 상황을 심각하게 만들 수 있다. 왜냐하면, 상대방으로 하여금.. 나를 무시하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단순한 싸움이 위협적인.. 피 터지는 종합격투기로 변모해 버릴 것이다. 그러니.. 싸울 때.. 휴대전화는 잠시 내려놓고,, 좀 더 gentle한 자세로 싸움에 임해보자.


3. "부부가 서로에게 칼을 뽑기에 좋지 않은 또 다른 상황은.." 결혼학개론, p.102

  

세 번째 방법은 싸우기 좋지 않은 상황을 피하는 것이다.  싸우기 좋지 않은 상황이란 무엇일까? 이 또한 맥락적으로 매우.. 매우 다양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공감되는 것 몇 가지만 언급하겠다. 우선 '문자로 싸우지 말아야 한다'. 문자는 그 문자를 보내는 사람의 의도와 어조, 태도, 혹은 이모티콘의 뜻을 오해할 소지가 매우 크다. 즉, 자신의 고정관념 때문에 그 사람이 말하려는 의도나 의미를 좋지 않은 쪽으로 해석하기 쉬워진다.


또 하나는 '운전 중일 때는 싸움을 피해야' 한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운전 중일 테고, 운전하는 사람은 뇌의 상당 부분을 이미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이 제 기능을 발휘하기 힘들어진다. 결국, 환경설정을 말하는 것인데.. '잘 싸우려면' 서로를 또렷이 잘 볼 수 있는 안전한 곳에서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잘 싸우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정리해 보았다.  이제부터 부부싸움은 '간결하게', '냉소적이지 않게', 마지막으로 '안전한 환'...에서


시도해보자. 이렇게... '인생'이라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부부가 함께 성공적으로 완수' 하기 위하여 이전보다는 조금 더 '잘 싸우는 기술'을 익히고, 적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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