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영 에세이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을 읽으며
일반적인 의미의 휴식은 찾아볼 수 없는 책이었다.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은 크게 세 파트로 휴식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첫번째 파트에서는 어릴적 떠났던 여행 이야기, 두번째 파트에서는 작가가 가파도로 워케이션을 떠난 이야기, 세번째 파트는 그 이후 펼쳐진 여행 이야기. 이야기의 시작은 작가의 성격이 여행을 가더라도 노트북을 챙기는, 즉 일을 한시라도 놓지 못하는 성격이 드러나면서 시작이 된다. 위에 파트를 나눠놓은 것만 보더라도 알겠지만 이 에세이는 사실 휴식보다는 작가가 경험한 여행들과 관련한 에피소드를 담은 이야기다. 나는 이 책을 통해 평소에 진짜 읽지 않는 '에세이'라는 장르를 접했고, 이 진솔하고 인간적인 이야기가 매력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박상영 작가는 나와도 너무 다른 사람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질리지 않고 끝까지 끝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서 말한대로 '에세이'라는 장르에 대해 이번에 생각이 정말 많이 바뀌었다. '그냥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인데 엄청 매력적이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도 에세이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회사에서 글쓰기 스터디를 하게 되면서 브런치 작가 신청도 동시에 하게 되었다. 브런치 작가 신청 확정이 늦어지면서 타 플랫폼에 먼저 글을 쓰며 느낀 것인데, 평범하다고 느낀 나의 에피소드도 적절한 편집과 필력에 의해 타인이 읽어도 재밌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4살의 AI엔지니어. 운동을 자주 하며 시간이 나면 요리를 하는 방구석 셰프. 덩치에 비해 감성적인 행위도 좋아하여 피아노를 취미로 갖고 있고 자기 전에는 책을 한 꼭지 읽는 것 좋아하는 남자. 뭐 이런 나의 소소한 일상과 지난 경험들을 재밌게 엮어보고싶다.
끝으로, 이 책을 다 읽고나니 나에게 휴식의 의미가 뭘까에 대해도 고민을 하게 되었다. 나에게 휴식은 두가지로 나뉠 것이다. 첫번째는 작가처럼 일상에서 완전히 벗어나 여행을 떠나는 일. 어찌보면 나는 작가의 친구들과 비슷한 취향을 갖고 있다. 나는 모르는 동네에서 2-3만보씩 걸어다니며 내 발자취를 통해 그곳을 잔뜩 느끼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곳의 음식을 먹고 그곳에서만 할 수 있는 활동들을 해보기. 이를 통해 내 일상에 집중되어 있던 나의 신경을 분산시킴으로써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집중력을 되살리는 것이 나의 여행이다.
그리고 두번째 휴식은 여행을 가지 않을 때 일상에서 짬을 내 취하는 휴식. 어느 순간부터 '운동'과 '요리' 두가지는 약속이 없는 날 '해야하는' 것으로 내 머릿 속에 인식이 되었다. 하지 않으면 죄책감이 들 정도. 그래서 오전이나 오후에 약 2시간 정도는 웨이트 트레이닝과 유산소를 섞어 헬스장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단백질 그득한 저녁 메뉴를 고민하고 내 손으로 구현하는 것. 이게 나의 일상에서의 휴식이다. 왜 그런가 살펴보면 재작년부터인가 나는 내 본업 외에 취미로서 장기적으로 발달시키고자하는 것이 위 두가지였다. 아무래도 평일에는 시간적 한계가 많아 실컷 못하기 때문에 그 시간의 결핍을 약속없는 휴일에 채우고자하는 욕구가 있나보다. 그래서 그런 것인지 이 두가지를 잘 해내면 그날 하루는 제법 뿌듯함을 느끼며 잠을 잘 수 있다.
이렇게 나열한 내 휴식을 보면서, 나에게 휴식이란 '본업을 더 잘하기 위한 재충전의 시간'처럼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두가지 휴식에서 나는 due date이 걸쳐 있는 것이 아니면 업무를 배제시킨다. 그리고 잘 쉬고 나면 출근해서 일을 멋지게 완료하고자 하는 욕구가 꽤 차오르고, 반대로 잘 쉬지 못했을 때 출근하는 일은 몸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제법 피로하게 느껴진다. 나의 휴식관을 정리하면서 나에게 휴식이 정말 중요한 존재였구나를 새삼 다시 깨닫게 된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에세이의 매력과 휴식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박상영 작가님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