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 로마
혼자 스페인 광장을 찾았다. 수많은 관광객 사이에 섞이지 않고, 그저 구경하는 사람으로 남았다. 사진을 찍지도,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지도 않고 그저 사람들의 움직임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어느 방향도 정해두지 않은 채 로마의 골목을 정처 없이 걸었다. 이 길이 어디로 향하는지조차 중요하지 않았다. 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한 식당에 들어가 송아지 파스타를 시켰다. 테라스에 앉아 혼자 식사를 하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봤다. 그렇게 로마의 한낮을 보내고, 천천히 산책하듯 나보나 광장으로 향했다.
이어폰을 끼고, 작은 티라미수를 손에 들고, 광장 아무 곳에 앉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했다. 그냥, 광장의 숨소리를 오롯이 느끼고 싶었다. 어젯밤에 보았던 비눗방울 아저씨와 그를 따라다니던 꼬마가 오늘도 같은 자리에 나와 있었다. 행복하게 비눗방울을 터뜨리는 아이, 그리고 그 아이를 위해 정성스레 비눗방울을 불어주는 아저씨. 아이의 까르르 웃음에, 다른 아이들도 하나둘 모여들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표정도 덩달아 부드러워졌다. 살짝 추웠던 날씨임에도, 광장은 따스하고 평화로웠다.
나는 아무런 고민도, 계획도 없이 그저 이곳에 ‘존재’하는 감각에 깊이 취했다. 그렇게 두 시간쯤, 아무 말 없이 앉아 있었다.
한 번도 제대로 배운 적 없던 ‘쉼’이라는 감각이 이곳에서 처음 내 안에 들어왔다. 어쩌면 지금까지의 쉼은 잠깐의 멈춤이 아니라, 마음까지 함께 멈추는 시간이었어야 했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나는 또 하나의 ‘좋아하는 것’을 발견했다.
혼자 멈춰서, 세상이 움직이는 모습을 구경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