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는 인천국제공항으로만 알려져 있지만, 사실 바다 건너 작은 섬들로 이어지는 관문이기도 하다.
짧게는 15분, 길게는 1시간 이내로 도착할 수 있는 섬들이 연결돼 있어, 주말 나들이나 짧은 여행으로는 안성맞춤이다.
나는 최근 우연한 기회에 영종도의 주요 선착장 세 곳—구읍, 월미도, 삼목—을 모두 이용해볼 수 있었고, 각각의 특성과 매력을 또렷이 느낄 수 있었다.
아래 사이트에서 영종도 선착장에서 배편을 예약하고 시간표를 확인 할수가 있다
인천시 영종도에서 배타는 곳 (주요 선착장 3개 정리)
구읍 선착장은 월미도와 오가는 짧은 노선의 출발지다. 처음엔 ‘고작 15분 배 타는 데 뭐가 특별하겠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탑승해보니 예상과 달랐다.
뱃머리에 서자마자 바다 냄새가 폐부 깊숙이 스며들었고, 갈매기 떼는 배를 따라 날아다니며 마치 여행을 환영해주는 듯했다.
특히 해질녘 타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붉게 물든 수평선이 바다에 스며드는 그 순간은, 마치 어느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짧지만 꽉 찬 시간이었고, 목적지에 도달하기 전 이미 여행의 절반은 완성된 기분이었다.
월미도 선착장은 관광지와 인접해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인천역에서 버스로 단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어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다.
무엇보다 15분 간격으로 운항되는 배편은 시간 조율이 자유로워 계획에 융통성을 준다.
이곳은 대합실, 매표소, 화장실 등 기반 시설이 잘 정비되어 있어 가족 단위 여행자에게 적합하다.
유모차나 휠체어 이용자도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탑승 전 잠시 산책을 즐기거나 길거리 음식을 맛보는 것도 월미도 선착장에서만 가능한 즐거움이다.
세 곳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선착장은 단연 삼목 선착장이었다.
이곳은 신도, 장봉도 등 비교적 외곽에 있는 섬으로 향하는 배편을 제공하며, 차량 탑재가 가능하다. 캠핑 장비를 가득 실은 채 섬으로 떠날 수 있다는 점에서 여행의 스펙트럼이 확장된다.
나는 삼목 선착장에서 장봉도로 향했다. 약 30분가량의 항해 후 섬에 닿았을 때, 그 순간의 고요함은 도심에선 도저히 맛볼 수 없는 것이었다.
장봉도는 자동차로도 쉽게 이동 가능하지만, 걷는 여행자에게도 친절하다. 조용한 해변, 소박한 마을, 그리고 드문드문 보이는 카페들은 한적함을 즐기기엔 더할 나위 없었다.
세 곳 모두 온라인 예약이 가능하며, 특히 성수기에는 사전 예약이 필수다.
구읍–월미도 노선은 한 시간 간격으로 운행되며, 요금은 성인 기준 3,500원 정도다. 삼목 선착장은 하루 13회 운항되며, 차량 탑재 요금은 차량 크기에 따라 별도 부과된다.
각 선착장 예약은 네이버 등 포털에서 ‘구읍 선착장 예약’, ‘월미도 선착장 배편’, ‘삼목도 배편’ 등의 키워드로 검색하면 전용 예약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다.
특히 주말이나 공휴일은 빠르게 매진되기 때문에 미리 시간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 하나, 차량을 배에 싣는 경우에는 반드시 출발 최소 30분 전에는 도착해야 한다. 주차, 탑승 절차, 그리고 안전 확인까지 고려하면 생각보다 시간이 빠듯하다.
영종도에서의 하루는 단순한 나들이가 아니었다. 세 개의 선착장, 그리고 각기 다른 목적지를 향한 짧은 항해는 각기 다른 감정을 안겨주었다. 특히 장봉도에서의 조용한 아침은 아직도 마음속 깊이 남아 있다.
만약 섬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그리고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면, 영종도는 훌륭한 출발점이다.
무언가를 특별히 준비하지 않아도 괜찮다.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넌다는 그 자체로 이미 충분한 경험이 되기 때문이다.
다음 여행은 좀 더 길게 삼목–장봉도를 천천히 둘러보고 싶다. 섬은 그렇게, 자꾸만 다시 찾게 만드는 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