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발언을 금기시하는 문화

비정치적 영역임을 시사하는 방송과 그 저편의 논리

by ㅅㅇㅎ


한국에서는 비정치적 영역이라고 시사되는 공적인 공간들이 많다. 예로 텔레비전에서 방영하는 예능과 실시간 방송들의 채팅창만 봐도 알 수 있다. 유튜브라는 플랫폼에서도 비슷한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다른 tv 프로그램의 방송보다는 자율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어, 정치적 발언에 조금 더 자율성이 부과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TV 프로그램과 비슷하게 (대부분은 아니지만) 종합 방송 혹은 게임 방송을 하는 스트리머들의 방에서는 비정치적 영역을 스스로 시사하는 경우가 많다. 왜 예능 프로그램이든, 스트리머 방송이든 정치적 영역과 비정치적 영역을 구분해 금기시하는 것일까?

합당한 근거로는 의견의 대립으로 인한 싸움의 번짐이다. 한 인물을 정치적 혹은 당파적 이유로, 청자들은 그 혹은 그녀를 비판-비난할 근거가 생기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정치적 견해 차이가 꼭 싸움의 번짐을 의미하지 않는다. 자의적으로, 혹은 조성된 비정치적 영역의 보편적 확대는 그만큼 정치적인 것들이 모든 공간에 잠재해 있음을 알려준다. 가령, 한 종합 유튜브 스트리머가 자신의 방송에서 규칙을 만든다고 상상해 보자. 시청자에게 정치적 논제나 명제들을 발설하는 것을 금지하거나, 유도해서는 안된다고 하는 경우에는 플랫폼에서 사용 가능한 추방 혹은 채팅 금지 명령을 도출할 수 있다고 한다면, 정치적인 것은 그곳에서 금지 혹은 금기가 된다. 하지만 금기는 합당한 처벌을 받는다면, 혹은 받기 전에도 발설할 수 있는 개인의 영역이다. 발설한다 해도 실제로 그 발설한 이에게 피해는 실제 법과 다르게 아예 없다고 할 수준이다.

다른 예로는 정치적 영역임을 시사하는 방송도 있다. 한국에서는 극우들의 망상이 전 알고리즘적으로 퍼지게 되며 플랫폼 자체가 정치적 선언의 구역으로 변모되어 버리기도 했었던 것처럼. 마지막으로는 방송 주체가 자의적인 규범을 설정하지 않고 문화적으로 혹은 그러한 분위기를 청자끼리 합의해 규범이 저절로 생겼다고 가정해 보자. 이런 경우에는 비정치적 영역임을 시사하지 않아도 그러한 규범이 문화 저편에 존재했던 것처럼 잔존한다.

정치적인 것에 대해 금기시되는 문화는 그만큼 당파적 갈등이 지배적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닐까? 극단적인 혹은 맹목의 정치가 추동되는 것은 개인의 자율성에 기반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개개인들에게 이러한 현상들이 재확산된다는 것은 하나의 지배적 현상으로 확산된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개개인들이 극단의 정치를 향하는 것은 이미 극단을 향해 제도가, 그리고 정치가들이 요구하기에 그렇다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정치는 어느 한 당파가 극단을 촉구해도 반대편에는 또 다른 극단을 추진하는 자가 생기기 마련이다. 전도된 모방 욕망인 것인가?

목, 일 연재
이전 04화게임의 폭력성에 대한 의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