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무순은 참치회 먹을 때-
그때는 고추냉이 때문인지
조미김 때문인지 기름장 때문인지
무순은 그저 대비색상의
예쁜 토핑이려니 했다.
단독으로 먹을 일 없던 무순을
대놓고 오물거려 보니
여리여리한 식감을 뚫고
쌉싸래한 성깔이 느껴졌다.
지 엄빠 똑 닮은 어린것.
생무의 달고 맵고 시원한 맛을
그대로 간직했달까.
베이비샐러드잎처럼
고분고분 착한 맛이 아니다.
옛날에 봤던 애니 <보스 베이비>가
떠올랐다.
알렉볼드윈의 능글능글한 더빙 때문인지
[어리지만 '덤벼라 세상아!' 들이박는 맛].
오늘의 킥은 무순이다.
노릇노릇 지진 두부에
양념장을 찍는 것이 국룰이지만
토핑 하나로 특별해지는 마법,
바로 ‘무순’이다.
여린 청량감은 물론
알싸함에 이르기까지
맛으로만 따져봐도
무순은 독특한 킥이 있다.
이 여린 이파리들은
밋밋하고 착한 두부를
시각적으로
메이크 오버 해준다.
단짝 고추냉이 간장과 함께
콕 찍거나
핑크솔트 뿌려 굽기만 해도
그야말로 JMT!!
배달맛집에서 온 보쌈고기 위에
이 집의 킥, 무김치와 무말랭이
딱 중간 질감의 빨간 무를 얹고
그 위에 무순을 흩뿌려주면
극락의 맛, 보쌈이 된다.
밥대신 얇게 썬 양배추와
그냥 먹어도 맛난 ㅋㄹㅁ을 잘게 찢어
무순과 한쌈.
순진한 양배추와 ㅋㄹㅁ와 함께
본격적으로 존재감 드러내는
무순이라니..
요망한 것!
속재료에 따라, 소스에 따라
무순의 변신은 무한대.
세상에서 가장 가치로운 천 원-
무순의 특별함에 기꺼이
천 원을 지불하게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