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를 가장 강하게 관통했던 감각에게
안녕하세요. 저 입니다.
이렇게 자발적으로 글을 쓰는 게 어언 3년 만인데...요... 존댓말이 어색하니 편하게 하겠습니다.
그냥.. 29살(물론 만 27세), 3년차 직장인(만 2년 7개월)을 맞이하여 떠오르는 문장들로 머릿속이 정리되지 않아서 노트북을 펼쳐봤다. 내일 출근도 하기 싫고... 오늘 잠들지 않으면 내일이 안 올 줄 안다는 점이 정말 19살 때와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다.
사실 나는 글 쓰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꽤 좋아했던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기 싫은 글들이 있었다.
바로 독후감, 일기와 같이 일주일 혹은 한 학기에 몇 편씩 정해져 있는, 내야 하는 숙제들이 정말 싫었다.
그런데 아무도 시키지 않은 역사신문 같은 것은 혼자서 4절 스케치북 5장씩 직접 써서 내곤 했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것이냐면,
누가 시켜서 쓰는 글들(과제, 레포트, 자기소개서, 자기소개서, 자기소개서...등등)에 치여서 약 5년을 보낸 후 3년은 텍스트 치는게 죽어도 싫었다는 것이다. 근데 필요는 하지만 의미는 없는 결재 문서 작성 nn회, 꾸역꾸역 때마다 만들어 내는 예고 자막 nnn줄, 쿠션어+예의는 차리자+약간의 애교까지 장착한 카톡 보내기 nnn회를 거듭하다 보니 글이 쓰고 싶어졌다.
어떤 주제로 쓸까? 내 회사 생활? 좀 재밌긴 할 것 같은데 다른 사람 얘기가 너무 많이 필요하다.
내 여행 일기? 나는 좋긴 했지만 나보다 잘 다니고 꼼꼼하게 기록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내 취미 생활? 너무 오랜 역사를 거듭하며 중구난방으로 펼쳐 나가다가 이제는 산책과 음악 감상 말고는 산발되어 버려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써야 할지 감도 안 옴...
아무튼 그렇게 약 일주일째 '글 쓰고 싶다! 근데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 하고 고민만 하다가 냅다 앉았는데, 내 20대를 반추하다보니, 내 20대 한 줄 요약은 "불안"이라는 감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불안 不安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1. 명사 마음이 편하지 아니하고 조마조마함.
2. 명사 분위기 따위가 술렁거리어 뒤숭숭함.
3. 명사 몸이 편안하지 아니함.
불안의 사전적 정의는 이러하다. 불편하고 불미스러운 감각이라는 뜻이다.
언제부터 불안과 함께 일상을 살아갔는지 정확하지 않지만, 아마 21살 삼수생 시절부터가 맞을 것이다.
21살 봄, 독재 학원에서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지금은 누군지도 기억 안 나는 한 친구의 해외여행 스토리를 보고 내 계정을 비활성화해버렸던 기억이 있다. 같은 재수생 친구들과 재수 종합 학원을 다녔던 재수 시절과는 달리 오롯이 혼자 레이스를 완주해야 했던 삼수 시절은 정신적으로 나를 더 고립되게 만들었다. 같은 날 입학하고 같은 날 졸업했던 고등학교 친구들이 대학교 2학년이 되어 술도 마음껏 마시고, 다양한 활동도 열심히 하고, 아르바이트로 하며 모은 돈으로 해외여행도 갈 동안 나만 여전히 그 고등학교 졸업이라는 출발선에 서있는 기분은 비참했다.
아마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연-분기-달-주-일 단위로 철저하게 계획을 세워서 공부하기 시작한 것은.
수능 공부하는 동안만 그렇게 살 줄 알았던 나는 대학교 가서도 그렇게 살았다.
합격의 기쁨을 맛보기도 잠깐, 또다시 불안해졌기 때문이다. 또한, 22살까지 평생에서 무언가 크게 성취한 경험이 대입이었는데, 또 뭔지 모르겠지만 남들만큼은 해내기 위해서라면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렇게 나는 인생을 수능 공부 대하듯이 살기 시작했...
는데, 그렇게 살아서 안정을 찾은 멋쟁이 29살 직장인이었다면 이 글을 쓰지 않았겠죠?
오늘은 이만 자야 하니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마지막 이모티콘은 내 최애 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