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들(2023)

정지영은 늘 고발할 것이다

by 화문 김범

정지영의 이번 영화인 소년들은 그렇게 훌륭한 영화는 아니고 좀 촌스럽다. 그럼에도 대쪽 같은 시선을 일관적으로 유지하는 정지영 옹의 열정은 마음에 든다.

영화는 사법불신을 낳게 만드는 삼례 나라슈퍼 사건을 영화로 만든 것이다. 폭력으로 억지 자백을 받고 소년 세명을 사회적으로 악마 낙인을 찍은 사건이다. 영화도 이런 억울함에 대한 호소로 넘쳐난다. 그 취지는 아름답기 그지없지만 문제는 연출을 너무 촌스럽게 해서 영화의 미학은 상당히 구려졌다.

고문이나 마약을 묘사하는 회상씬은 그 조명이나 연기부터가 대단히 삼류적이다. 20년대 영화인 게 의아할 정도이다. 고문씬 정도는 옛스럽기는 해도 그리 거슬리지는 않지만 진범들이 마약 하고 해롱거리는 씬은 좀 그렇다.

카타르시스를 줘야 하는 법정씬도 마찬가지이다. 갑자기 박수를 친다거나 우리는 살인자가 아니다라는 호소를 하는 씬은..., 그 의도나 감정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촌스럽고 유치하다는 인상을 지우기는 힘들다. 사실 이것들 말고도 악역을 비롯한 캐릭터 묘사도 좀 일차원적인 감이 있다.

영화의 완성도와 별개로 은근 배우 보는 재미가 있다. 설경구는 오랜만에 경찰로 나와서 은근 강철중 시절 느낌을 낸다. 공공의 적 4편을 보고 싶게 만든다.
조진웅은 검사로 나오는데 정 감독의 전작인 블랙머니에서도 검사로 나왔다. 근데 그 영화에선 정의로운 열혈 검사였지만 여기선 차가운 나쁜 검사로 나오는 것이 재밌는 부분이다.
허성태는 첫 선역이라서 그런지 평소와는 다른 발랄함이나 친근함을 발견할 수 있다.

정 감독의 정의감과 고발 정신은 부러진 화살을 이후로 더욱 확실해졌고 그걸 나름 지지하지만 별개로 20세기 시절의 미학은 약해지고 있어서 그것이 참 아쉽다. 개봉한 내 이름은도 취지와 뜻만 좋은 영화일지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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