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란테는 괴수계의 여신
고질라 vs 비오란테는 전작인 헤이세이 고질라보다 발전한 모습을 보인다. 이어지는 동시에 더욱 나아지는 모습이 보기 좋은 모범적인 후속작이다.
뭔가 전작보다는 정치 드라마 같은 건 비중이 줄어들어서 그걸 보는 재미는 적다. 그래도 재난물로서의 정체성은 여전히 굳건하다. 다시 괴수 배틀물이 되었음에도 인간 VS 괴수라는 재난물의 성격의 완성도가 여전한 것이 흥미롭다. 정치적인 재미는 부족해도 과학으로 재난을 극복하려는 인간들의 고투는 꽤 재밌는 편이다.
괴수와 특촬은 여전히 훌륭하다. 고질라의 슈트는 전작 이상으로 세세하다. 특히 구강 조형이 훌륭하다. 새로운 괴수가 나왔음에도 파괴의 화신이라는 위치를 여전히, 그것도 위엄있게 지키는 것도 좋다.
새로운 괴수 비오란테도 정말 훌륭한 괴수이다. 식물과 공룡을 합친 그로테스크한 디자인 상당히 참신하면서도 멋있다. 그걸 지탱하는 정교한 슈트의 조형도 얼마나 훌륭한가. 하나의 유산이다. 역시 영화라서 그런지 TV 특촬의 괴수는 범접할 수 없는 돈의 맛이 있다.
비오란테는 선역이란 점도 흥미로운 포인트이다. 생긴 건 아주 흉한데, 영혼은 여인이고 고질라와 싸워 인류를 지키는 역할인 건 상당히 이례적이다. 마지막 성불과 감사인사도 그렇고 꽤 인간적인 면이 있는 괴수이다.
홍보 문구에선 '이긴 쪽이 인류의 적'이라 나오고 생김새도 흉악해서 당연히 악역인 줄 알았는데 암컷이고 선역이라는 점에서 비오란테가 영화 최고 반전이다.
일단 헤이세이 고질라 이후 시리즈의 모습들이 변변치 않다고 들어서 드라마 부분에서 큰 기대를 하는 건 아니지만 이번 기세를 보면 특촬은 계속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