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평생 노동하며 살아야 하나?
내가 꿈꾸는 은퇴생활
<송도 현대아울렛>
노동은 신성한 것이다
은퇴전문가는 은퇴하지 말고 현역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노동하지 않고 돈이 없으면 수명이 점점 늘어 100세는 물론 120살도 넘길 거라 전망하며
살면서 지옥을 경험하게 될 거라 경고한다
은퇴를 준비하며 첫 번째 고민이 돈이 얼마가 있어야 할까? 였다
고민은 내가 언제까지 살 지 모르기 때문에 막연했고 나이 들어서까지 노동해서 돈 벌 생각을 하니
앞으로 살날도 좋은 날이 오긴 글렀다는 생각에 우울했다
거기다 쭈굴쭈굴 늙어가는 모습까지 상상되니 인생이 무섭기까지 하다
이제 노동은 AI를 탑재한 기계로 대체될 거라고 전망한다
그럼에도 은퇴자의 돈 버는 방법은 노동 밖에 없다고도 한다
아.... 혼자 먹고살기도 암울하다....
가끔 재활용 버리러 가면 배낭 멘 60대 이상 되는 남녀를 보게 된다
그들은 재활용 쓰레기장에 빈병들을 모아 놓은 주머니를 뒤지다가 내가 들어가면
눈치를 보며 슬그머니 나간다
어쩔 때는 누가 봐도 상관없다는 듯 주머니를 뒤지고 돈이 되는 빈병을 배낭에
주섬주섬 담고 태연히 빠져나간다
내가 사는 동네에서는 박스 줍는 노인들을 볼 수 없는데
대신 빈병 주우러 다니는 노인들이 보인다
노동만이 정답일까?
창업을 하는 것도 노동으로 돈을 버는 것도
100세를 넘게 산다면 다 소용없지 않을까?
언제까지 일 할 수 있을까?
워런버핏이 90살이 넘었고 그 동업자는 100살이라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주식을 투자해 60살이 돼서야 돈을 벌기 시작했다고 하니
거의 50년 이상을 투자해서 돈을 벌게 된 것이다
그래서인지 은퇴를 앞둔 사람들에게는 주식을 권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오래 투자할 수 없다는 이유이기도 하다
장기로 투자하지 않으면 실패는 100%에 가깝다
존리대표님도 주식은 시간에 투자하는 거라고 말하면서
은퇴자보다는 젊은이들에게 30~40년을 투자하라고 한다
그러나 내 나이 50살
100살까지 살아도 아직 50년이 남았고 120살까지 산다면 70년이 남았다
노동만으로 그 시간들을 살아갈 수 있을까?
난 집을 포기하고 자본투자를 선택했다
주식에 투자했다
그 돈이 전부임에도 불구하고 그 위험한 투자를 하고 있다
"엄마 월세로 살아보니 괜찮아 오히려 집 가지고 사는 것보다 더 편해"
"넌 혼자니까 아무 데나 살아도 괜찮지 그리고 젊잖아"
"혼자 산다고 아무 데나 살아도 되는 건 아니야
그리고 나 그렇게 젊지 않거든?"
"그래도 우린 나이가 둘 다 70이 넘었고 집은 있어야지
나이 들어 집도 없이 사는 것 좀 그래"
집을 포기하는 건 인생을 포기하는 것처럼 쉽지 않다
인생의 첫 목표가 내 집 사는 것인 경우가 많다
포기를 해야 한다면 제일 마지막이나 돼야 포기할까 말까 할 정도로
집은 인생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자 꿈이다
하지만 난 인생을 살면서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살아서인지
집을 포기하는데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래도 가끔 내가 꿈꿔왔던 집을 보게 되면 그 결정이 흔들릴 때도 있다
얼마나 산다고 이렇게 살아야 하나? 후회를 하다가도
100살이 넘어도 안 죽으면?
이런 생각이 꼬리를 문다
자본투자는 불로소득으로 인식되어 부정하게 본다
노동하지 않고 돈을 버는 것은 범죄를 저지른 것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젠 젊은 사람들도 노동으로만 돈을 벌 수 없다
그런데 노인들이 노동으로 긴 노후를 버티기란(사는 게 아니다) 쉽지 않다
아니 불가능하다
지금 당장 은퇴한 사람들은 진짜 노동 말고는 방법이 없는 건가?
없다면 죽을 때까지가 아니라 그 노동시간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
난 그 대안으로 주식투자뿐만 아니라 자본투자를 해서
그 노동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지금까지의 신념을 당장 버리겠다
주식으로 30년 이상 장기투자 한다 해도 80살 밖에 되지 않는다
만약에 80살까지 노동으로 살더라도 그 이후부터는 절대 노동을 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난 80살이 아닌 50살부터 노동에서 해방하려고 한다
그럼 남은 그 많은 시간을 뭐 하면서 지낼 것인가?
혹자는 말했다
노동이 로봇으로 대체되고 인간은 공부하면서 살게 될 거라고 한다
그 공부는 읽고 쓰는 일을 하는 것이다
나이 들어 예전 신념들을 고수하면 할수록 노동하는 시간은 길어질 것이고
점점 늘어나는 수명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평생 노동하며 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른 은퇴는 내가 선택했다
하지만 그건 온전히 내가 선택한 것만은 아니다
내가 선택하지 않아도 은퇴는 점점 빠르게 다가올 것이었고 닥칠 일이었다
그렇다면 이른 은퇴의 장점을 살려 보자
좀 더 빠른 은퇴는 좀 더 빠르게 지금껏 고수해 오던 고리타분한 신념을 바꾸고
제2의 직업을 찾는 시간으로 쓰면 어떨까?
요즘 나이 계산은 예전과 다르다
자기 나이에 0.8을 곱하라고 한다 그리고 그 나이로 살아야 한다고 한다
그럼 50에 0.8을 곱한 내 나이는 40살이다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은 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