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리싸이클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일상에서도 이를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대학원 때 관련 논문 등을 보고 연구하며 시작되었다.
그래서 관련논문을 학회에 발표하고 학위도 받았다.
'리싸이클'은,
단순히 환경을 지키는 것이나 지구온난화뿐만 아니라,
더 다양한 의미를 갖는다.
예를 들면, 리싸이클의 본 뜻인 재활용뿐만 아니라 재사용과 '사용하지 않는 것' 까지도 포함한다.
'사용하지 않는 것'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그 행위자체를 생략하는 넓은 개념이다.
그러나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이를 판단하기 매우 어려운 환경이다. 무심코 하루에 몇 번씩 사용하는 일회용품부터 패스트패션의 영향으로 필요이상의 의류를 소비한다. 남들도 그렇게 소비하니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한 채 필요이상의 소비를 한다.
산업화로 대량생산 시스템에 의한, 보다 싸게 더 많이 생산하는 것도 불필요한 소비를 부추긴다. 이런 현실의 탓을 개인에게만 돌릴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패서디나에서 생활하면서 음식물과 생활
쓰레기의 분리수거를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놀랐다. 한국은 더 철저하게 하려고 계속 노력 중인데, "미국은 왜?"라는 의문이 생겼다.
이곳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싱크볼에 갈아서 버리는 기능이 일반화되어 작은 음식물 쓰레기는 수도관을 타고 사라진다. 개인적으로 편리하기는 하지만, 좀 찝찝하기도 하다. 일반쓰레기도 분리하지 않고 버린다.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미국은 이런 일을 민간기업이 하고 있었고 대부분의 시스템처럼 주마다 다를 것이다. 아마도 미국인이 한국에서 살면 분리수거시스템에 놀랄 것이다. 이런 일의 주체가 공공에서 하는 게 맞는지 민간에서 하는 게 좋을지는 정답은 없다. 그러나 나도 점점 미국의 시스템에 익숙해졌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는 말이 실감 난다. 이곳에서 나만 음식물을 분리수거해서 일반쓰레기에 버리면, 오히려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살고 있는 집과 주변도 50년 이상된 집과 건물들이 많다. 그래서 리모델링을 하는 집과 건물들도 계속 보인다. 패서디나시청, 우체국과 같은 공공기관은 100년 넘은 건물들을 지금도 그대로 사용한다. 나는 그곳들을 관광지로 생각하고 방문했다가 놀랐다. 그 이유는 그런 장소에 실제로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해서 사진도 찍고 특히 웨딩촬영을 많이 한다. 그리고 실제로 공무원과 직원들이 근무한다. 한국에서는 시청이나 우체국에서 웨딩촬영을 하거나 관광객이 오는 것을 본 적이 없어서 신기했다. 올드빌딩의 저력이 대단함을 느낀다.
동네산책을 하다 보면 벼룩시장과 게러지세일 현장을 자주 발견한다. 벼룩시장은 주로 학교운동장 같은 넓을 장소를 빌려서 정기적으로 하는데 매우 활성화되어 있다. 마치 한국의 5일장을 연상케 한다. 게러지세일은 개인적으로 집의 앞마당에서 자신이 필요 없는 물건을 파는데, 수시로 이루어진다. 큰 도로에 "우리 집에서 게러지세일 하고 있어요!"라고 광고를 한다. 가서 보면, 앞뜰에 팔 물건과 가격을 적어둔 것을 볼 수 있다.
칼텍캠퍼스를 산책하다 보면 게시판에 한국의 당근 같은 시스템이 있음을 발견하고 반가웠다. 자전거부터 다양한 생활용품을 거래한다.
아내와 시내산책을 하다가 유아와 어린이용 중고품만 거래하는 매장을 발견했다. 옷부터 유모차, 도서까지 다양하게 사고판다. 한국에도 '아름다운 가게'같은 중고매장이 있지만 유아와 어린이 전문샵은 못 본 것 같다. 유모차와 옷과 도서까지 취급하는데, 꽤나 인기가 있어 보인다. 옆의 일반 중고매장도 의류등의 거래가 활성화되었다. 한국은 이런 거래를 주로 '당근'등의 온라인 플랫폼으로 하는데, 여기는 오프라인도 활발하다.
거리에는 연세가 지긋한 주인이 운영하는 오래된 보이는 리페어숍이 의외로 많이 보인다. 주로 옷이나 가방 등을 수선한다. 그리고 다양한 아이템을 주로 취급하는 중고매장이 많다. 오래된 음반, 기기, 생활소품등을 전문화해서 운영하는 곳이 의외로 많다.
한국은 서울의 동묘역 주변에 큰 벼룩시장등이 있고, 디지털플랫폼인 '당근마켓'에서 거래하는 것이 생각났다. 비교해 보니, 미국의 중고마켓은 당근의 오프라인 매장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미국도 한국의 당근마켓 같은 플랫폼들이 있다. 그러나 매장도 활성화된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미국의 다양한 중고거래 현장을 보고 생각보다 실용적인 문화가 있음을 느꼈다. 한국도 다양한 오프라인 중고마켓이 지역별로 다양하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