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초여름 강릉여행을 준비하며 아내와 나는 다짐을 했다. 그 다짐은 “이번여행은 우리가 지금까지 체험하지 못한 것만 골라서 하자”였다. 방문할 장소와 먹거리도 포함이다.
아내와 나는 여행의 성향이 조금 다르다. 그건 대부분 남녀의 성향이 다른 정도이다. 그래서 이런 다른 점을 서로 보완하며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여행지에서도 아내는 SNS의 정보를 많이 의지하는 편이고, 나는 주로 현지에서 직관에 의존한다. 지금까지 승률은 서로 반반 정도이다.
이런 점을 두고 견해도 서로 다르다. 아내는 우리가 잘 맞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나는 똑같은 사안을 두고 아내와 견해가 반대다. 부부의 성향이 서로 다른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나는 강조한다.
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취향이 있다. 세대 간에도 남녀 간에도 차이가 있다. 나는 이 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편이다. 그동안 학교, 군대, 직장, 사업 등 다양한 사회생활을 하며 나름대로 체득한 것이다.
점심식사는 이번 여행에서 중요한 일정이다. 이전의 여행에서 내가 추천한 점심식사가 마이너스 수준이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아내에게 주도권을 넘겼다.
잠시 후 우리는 중앙시장 안에 있는 ‘장칼국수집’ 앞에 줄을 서고 있었다. 내가 식당에서 줄 서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을 아는 아내가 내 눈치를 보며 평일점심이니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라고 한다.
드디어 식당으로 들어간 우리는 대부분 처음 방문하는 식당에서 늘 그렇게 하듯이 1번 메뉴를 주문했다. 식당은 바쁘게 돌아가는데, 직원 분들은 친절했고 음식도 대만족이었다. 만족한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다음에 오면 다시 방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시장을 나가려는데 좀 특이한 광경이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식당들이 군집한 것 같은 지역인데, 공룡의 뼈 같은 것들이 식당 앞에 펼쳐져 있었다. 뭔지 자세히 살펴보니 소머리국밥집이었다.
소머리를 오랫동안 우려내고 살을 발라낸 뼈 조각들을 식당 앞에 둔 것이다. 여행하면서 여러 지역의 식당이나 시장을 방문했었지만 이런 광경은 처음이었다. 강릉시장에서의 오랜 역사와 전통이 느껴졌다.
우리가 다음에 다시 강릉에 온다면 이곳에서 소머리국밥을 먹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안목해변 커피거리로 발걸음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