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아치는 수행평가

by 미세스유니

어느 것이 정답인지 알 수 없지만, 이상적인 교육과정에 따라 초중고 재학 시절의 다양한 활동과 평가 방식이 존재한다. 초중고 모든 교육 과정에서 중요한 건 진로 이해, 진로 탐색, 진로 설정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학습 환경과 수업 구성이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이보다 더 좋은 교육과정이 없게 느껴진다. 하지만 중학교에 들어서자마자 모든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그 이유는 뭘까?


입시라는 단어 하나가 주는 부담이 아이들의 숨을 조이고, 학부모의 사교육 부담으로 이어진다. 나 또한 중2 아들을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통한 학습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성인이 되어 원하는 공부를 하려면 눈앞에 놓인 시험과 평가를 잘 치러야 한다는 생각을 떨쳐내기가 어렵다. 관심 분야에 제대로 된 공부를 하려면 결국 상위권 대학교 진학이 우선시된다. 유명 국공립과 사립대의 좋은 학업 환경과 교수 구성을 보면 알 수 있다.


내 아이는 해양생물에 관심이 많다. 해양생물에 관심이 많으면 국내 입시에서는 그 문이 매우 좁고, 배우는 학문도 협소하다. 연구중심의 대학은 없고, 이공계 특성화 대학교의 경우 해양생물에 관한 공부를 하기 어렵다. 충분히 갖추어진 환경에서 원하는 공부를 하게끔 하고 싶은 게 부모의 마음이다. 그렇다면 부모의 눈은 외국의 해양생물 전공 또는 수준 높은 대학의 생명 공학 전공으로 돌릴 수밖에 없다. 결국 하고 싶은 공부가 있어도 국내 대학에서는 선택할 수 있는 전공과 공부는 정해져 있다. 즉, 할 수 있는 공부의 문이 좁다. 좁은 문을 비집고 그중에 가장 좋다고 평가되는 대학교를 가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러한 장기적인 공부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없는 국내 환경에서 아이들은 눈앞의 성적과 입시에 매몰되어 있다. 몰아치는 수행평가에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을 갖고 있지만, 해내야 한다. 할 수 없는 것도 해내야 하고, 만들어 내야 한다.


기말고사를 앞두고 매주 1-2개의 수행평가가 진행된다. 그 수준을 떠나 수행 평가 자체를 제대로 수행하는지에 대한 평가 정도가 아닌 성취도와 입시에 적용되는 현실에 아이들은 매일 원하지 않는 수행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현실을 받아들이고 이 또한 잘 해내기 위한 노력의 과정은 중요하다. 하지만, 과도 하다 생각되는 지금의 한국 교육 현실에 조금은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수, 토 연재
이전 11화청소년 우울증 남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