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부, 5년 전의 출발

2019년 4월 13일, 주말농장 개장

by 김양훈

기다리던 주말농장 개장 날이었다. 오전부터 종일 농부 흉내를 내다 왔다. 삽자루 한 번 잡아보지 않은 그녀가 농기구 놀리는 자세가 얼마나 좋던지 깜짝 놀랐다. 몇 번 동작 끝에 둔덕에 선 채 긴 휴식에 들어가긴 했지만 도움이 많이 되었다.

고랑을 내고 이랑을 고른 다음 검은 비닐로 멀칭 작업을 마쳤다. 검은 비닐을 씌우면 지열이 올라가 비닐 안 작물이 잘 자라고 수분 증발을 막아 물을 자주 안 줘도 된다. 특히 검은 비닐이 햇빛을 막아 잡초가 자라는 것을 막아준다. 사실 오늘에야 배운 농사 상식이다.


이랑 작업을 마치고 능곡역 근처에 있는 모종 가게에서 적상추, 대파, 들깨, 청경채 모종과 고구마 순을 사 왔다. 이에 더해 작두콩, 강낭콩, 바질, 카마모일, 바질, 그리고 라벤더 씨앗을 샀다.

5월 초가 적기인지라, 고구마 순을 심기는 이른 시기란 소리를 들었다. 어쨌거나 저 쨌거나 주말농장 첫날, 벅적지근하게 일을 마쳤다. 날이 좀 더 따스워지면 토마토, 고추, 가지, 당근을 심어볼 생각이다. 이웃에 마침 주말농장 8년 차 대선배님을 모시게 되었다. 오늘도 이것저것 깨알 조언을 해주셨다. 우리네 인생 이웃을 잘 만나야 한다. 한나절 다섯 평 농사에 삭신이 노곤하다. 평생 밭일을 하신 어머니의 노고가 생각났다.

<김매자 씨> 둑 건너 이분들은 비닐 멀칭 작업을 하지 않고 상추 모를 심었다. 알고 보니 성함이 '김매자'였다. 죄송하지만, 혼자 속으로 무장 웃었다. 고향 제주에선 '김매기'를 검질 맨다고 한다. 잡초가 제주어로 검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