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이다. 작년 이맘때 자궁근종 수술을 했었다. 첫 수술이라 겁이 났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그 시간들이 나름 의미가 있었다. 회복 기간 동안 미뤄뒀던 책들을 읽었고, 고전 읽기 연수를 개발하는 일도 시작했다. 예전 같으면 엄두도 못 냈을 일들이었는데.
아파서 일을 못 해보니까 오히려 깨달았다. 내가 얼마나 여유로운 상황에 있었는지. 건강할 때는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다 선물이었구나 싶었다. 좀 뻔한 깨달음이지만, 직접 겪어봐야 아는 것들이 있다.
6월이라는 계절도 비슷하다. 선선함을 슬쩍 내려놓고 덜컥 여름의 멱살을 잡아채는 시기. 그러면 나는 "아, 선선할 때가 좋았는데"라고 생각하면서 생수를 벌컥벌컥 들이키겠지. 매년 반복되는 패턴인데도 매번 당황스럽다.
요가 정기권이 끝나고 나서는 간헐적으로 헬스장에서 운동하고 있다. 몸은 아직 별로 안 변했다. 하지만 마음가짐은 좀 달라진 것 같다. 건강 관리에 대한 의식이 생겼다고 해야 하나. 뭔가 어른이 된 기분이다.
작년 9월, 성인 ADHD 검사를 받으러 갔을 때 의사가 한 질문이다. 평소 스스로 ADHD라고 거의 확신하고 있던 나는 간단한 검사 후 다소 불안한 마음으로 진료를 기다렸다.
결과야 어떻게 나오든 내 일상이 좋아질 거라는 걸 알았다. 그래도 질병으로 낙인찍히면 뭔가 포기해야 할 것들이 생길까 봐 걱정됐다. 그래서 교사 임용에 합격하고 나서야 검진을 받으러 온 것이기도 하고.
친구가 함께 와서 "결과는 하등 중요하지 않다"고 입모양으로 응원해줬다. 문이 달칵 열리며 진료실에 들어갔을 때, 나는 생각했다. "나약한 마음가짐 때문에 ADHD를 이겨내지 못하고 기어코 여기까지 왔구나."
의사는 성적 충동, 소비 충동, 언행의 충동성에 대해 물었다. "누구나 약간씩은 그런 부분이 있지 않나요?"라고 되물었더니 웃으며 답해줬다. 그 순간 깨달았다. 내가 그렇게 특별한 케이스는 아니라는 걸. 약간 김빠지면서도 안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