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오빠

by 도톰한물티슈

미움받을 용기와 나의 눈치 보는 습관


『미움받을 용기』는 대학 때 서평상을 받게 해준 고마운 책이다. 제목 그대로 센세이셔널했다. 누군가의 미움을 호쾌하게 받아넘길 수 있는 멋진 용기. 완전 내게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해서 손이 갔다.

나는 타인의 표정과 어투에 굉장히 민감한 사람이다. 나 자신을 받아들일 때도 그렇고, 타인을 판단할 때도 어투와 표정에서 느껴지는 인상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이런 걸 우리는 그냥 뭉뚱그려서 '감'이라고 부르는 거 아닐까.

결국 '감'이 안 좋은 사람과는 오랜 인연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되도록 '감'과 '인상'만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으려 하지만, 어째 메라비언 법칙처럼 목소리와 외양으로 설득당한다는 말도 있잖나. 뭐라고 지껄이든 내 맘에 들면 좋고, 아니면 다 별로인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

선거 보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한다. 서로 네거티브하느라 맥락은 생략되고 파편만 확대되는 모습을 보면,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가 맞을까 일반화의 오류가 맞을까 고민하게 된다.


첫인상과 진짜 모습 사이의 간극, 여러분은 어떻게 메우시나요?



오빠의 아픔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어떤 경험이 내 삶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는 결국 지나봐야 안다고 생각한다. 삶의 어떤 흔적도 다 내 것이다. 그 경험에 대해 좋았다, 나빴다고 판단하는 건 죽기 전에야 할 수 있지 않을까.

오빠가 아팠다. 성인이 되어서 정신이. 그 사실이 내 삶을 바꿨다.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아직도 정확히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있다. 오빠와 같은 사람이 있다는 걸 알면서, 어떤 이들의 갑작스러운 돌발 행동에 대해 깊이 헤아려보게 됐다는 것. 이 사회가 오빠 같은 사람들에게 너무 날이 선 건 아닌지 고민하게 되기도 했고.

내가 다른 사람의 아픔에 무디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알게 됐을 때 모른 척 하지 않는 사람이 될 거라는 생각을 한다. 오빠가 앓는 것은 내게 그런 의미가 되었다.

경험에 대해 어떻게 이름을 짓고 살아갈 것인지는 온전히 삶을 살아가는 나의 판단에 달려있는 것 같다. 어떤 경험이든 나의 부분을 구성하게 되니까. 좀 뻔하지만 맞는 말인 것 같다.

서울숲.jpg 작년 어느 맑은 날,

가족의 아픔을 통해 배운 연민과 이해. 그것도 삶의 일부였습니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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