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EMIN _ Advice
일단 곡을 처음 딱 들었을 때 잠시 생각이 멈췄고 .. 표정이 음 ... 이모티콘 중에서 고르자면 ... ㅇ_ㅇ < 이런 느낌? 무슨 데모 단계에서 부터 ... 기갛 너무 셓ㅎㅎ 어쩔어쩔요 ....
일단 태민 님 같은 경우에는 제 기준 (사) 컨셉츄얼아티스트 전문 육성 학교 같은 거 생기면 나이 불문 무적권 교장슨생님 이상 하셔야 하지 않나, 생각 합니다. 그 만큼 본인만의 톤 앤 매너가 뚜렷하고 컨셉츄얼 한 걸 본인의 것으로 만드시는 아우라가 장난 아니시잖아요 ? 제가 작년에 냈던 책에서도 잠깐 다뤘던 내용이긴 한데 제 머릿속의 작업 폴더에는 '태민' 이라는 장르가 아예 따로 떨어져 나와 있을 정도니까 말 다 했지요. 보통은 뭐 '청량', 아니면 '다크' 이런 식의 분류인데 태민 님 곡 같은 경우에는 청량도 태민의 청량이 있고 태민의 다크가 있어요. 이게 어 .. 발매 된 가사만 보면 비슷 비슷 해 보일 수도 있는데 제가 작업을 할 때 그 순간에 잡고 들어가는 그 약간의 디테일이 있거든요? 그니까 이게 저만 아는 거 일 수도 있는뎋ㅎ 그래도 뭔가 태민 님 곡을 작업 하게 되면 그 순간에 일단 제 안으로 손을 훅 집어넣어서 끄집어 내는 무언가가 있어요. 그런 가운데! 어드바이스는 손을 좀 더 깊이, 안 쪽의 꾸덕꾸덕 한 곳을 휘젓는 느낌으로 가창용 자아를 발굴 해야 했습니다. 일단 도입부의 피아노 소리에서부터 은은하게 광기가 도는 곡이라 ... 되게 냉정하되 제정신 아닌 기분으로 써야 할 것 같았거든요.
'냉정하게' 라고 표현했지만 이게 조금 더 디테일 하게 말하면 집중력을 최고조로 끌어 올리고 음절 하나 하나를 조진다는 건데요, 어드바이스 같은 경우에는 verse 구간들 비롯 대부분의 구간들이 싱잉랩으로 처리 되어 있는데 이게 또 리듬감이 정박이 아니라 약간 밀고 당기고가 많은 곡 이었던 거예요. 이런 곡에 한글 가사를 붙일 때는 제가 본캐와는 달리 되게 되게 예민 해 지는데,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가... 우리 작가님들 이런 쫀쫀한 곡들은 작업 하실 때 가이드 되어 있는 가창 발음을 한 개도 놓치면 안 됩니다! 음절의 갯수 뿐만 아니라 호흡이 들어가는 타이밍 같은 것들까지 아주 섬세하게 따라 붙어야 한글이 어색하지 않게 붙어 들어 갈 수 있어요. 싱잉랩 같은 경우에는 또 아티스트가 가창을 할 때 딕션이 편안해야 전달이 잘 되고 가사가 착착 감기는 맛이 살기 때문에 발음의 구성 같은 것도 신경을 써야 하니까 ... 집중력을 평소의 몇 배로 끌어 올려서 작업을 할 수 밖에 없어요. 다행인 것은 곡의 전반적으로 깔려 있는 무드가 꽤나 시니컬 하기 때문에 제가 이렇게 인상을 빡! 쓰고 모니터를 노려보면서 가사를 쓰는 것이 그럭저럭 도움이 되더라구요. 아무래도 그걸 쓰는 동안에는 곡의 화자와 나의 싱크를 최대한 맞춰 주는 것이 좋은데 제가 같이 날이 서 있으니까 그 예민미가 저절로 끄집어 나와 지기도 하구요.
그래서! 이 곡 같은 경우에는 특별히 서정적이거나, 아름답거나 한 묘사들을 많이 걷어 내고 톤을 좀 직설적으로 잡기로 했어요. 샤이니 곡을 작업 할 때도 그렇고 태민 님 곡을 작업 할 때도 그렇고 제가 디폴트로 가지고 가는 서정적임이 있는데 이 곡은 문장을 아름답게, 또는 간결하게 쓰고자 하는 의지를 아예 내려놓고. 이 데모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를 받아내는 데 만 집중을 하기로 합니다. 평소에 저의 표현대로 하자면 "독기 대박!" 이 상태를 계속해서 유지 하는 거예요. 개인적으로 태민 님의 '크리미널' 이 저는 지인짜 충격적이었는데 그 크리미널에서 느꼈던 팽팽한 텐션을 기준 점으로 삼으니까 이제 그것보다 느슨한 가사는 나올 수가 없는 거예요! 최소 크리미널 만큼의 긴장감을 유지해야 했고 그러려니 <더 참신하게 상상력 좀 발휘 해 봐> 같은 노골적인 표현들이 들어가기 시작 한 거죠.
또 모두가 알고 있다 시피 이 곡 같은 경우에는 태민 님이 입대 전에 마지막으로 나올 활동곡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뭔가 방점을 찍어줄 만한 가사가 나와 주는 게 좋겠군! 하고 생각을 했어요. 넘무 안타깝지만 잠시 공백기가 생길 거고, 그가 다시 돌아 왔을 때에는 마치 새로운 시즌에 접어 든 것 처럼 방향성이 잡히기 시작 하겠죠? 그러니까 이 곡에서는 좀 더 '태민 다워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리고 태민 님의 앞으로의 음악에서 'My way'가 계속 될 것임을 강하게 불어넣고 싶기도 했습니다. 얕은 입놀림 같은 것으로는 조금의 타격감도 없는 모습과 대중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박제되지 않을 것임을 단호한 어조로 어필함으로 말이예요. 여기에서 나오게 된 오브제가 '토르소' 였는데, 이 구간을 다른 오브제로 대체를 해 볼까 하는 시도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얼터를 몇 개 리스트업을 하긴 했었는데 어떻게 해도 토르소가 가지고 있는 그 느낌적인 느낌이 ... 아까운 거예요! 그 팔 다리 다 잘린 채로 몸통만 남아버린. 대중들에게 이리 재단 되고, 저리 재단 된 채로 입맛대로 만들어진 그것이 결국 '허상' 에 불과하다고 보기 좋게 날려주고 싶었거든요. 티엠아지만 이 '토르소' 가 중학교 때 미술 과목 시험에 주관식 정답이었는데ㅋㅋ 선생님이 이거 시험에 나온다고 찍어 주신 리스트 중에 있었어서 어찌나 열심히 외웠는지 그게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아 있더라구요. 학창 시절의 공부 ... 쓸 데 없는 것이 아니었어 .............. 실상 평생 가지고 가는 기초지식들은 교복 시절에 쌓이는 것이 8할이 맞는 것 같아요 ........ 그치만 그 시절로 타임워프 하더라도 공부 안 하겠지 ^~^ 가요톱텐 녹화해서 보고 또 봐야 하니깐요 .........
이 곡이 생각보다 또 글자수가 많은 듯 적어요 ! 싱잉랩 이런 게 많이 들어가서 말이 많은 것 처럼 보이는데 프리코러스도 코러스도 길지가 않고 간결하다 보니 이게 생각보다 말이 구구절절 들어 갈 수가 없거든요? 이런 곡들은 정말 최대한 꾸밈을 줄어야 곡 전체 주제에 각이 섭니다. 너무 투박한 거 아니야? 싶을 만큼 정말 딱! 할 말만 ! 뼈대만 ! 남아야 흔들리지 않고 주제를 전달 할 수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어드바이스의 코러스 파트 가사는 어떻게 해도 직설적일 수 밖에 없지 않았나 합니다. 어디 한 번 자극 해 봐. 같은 말이 누가 하느냐에 따라 무게감이 정말 다른데 제가 생각하는 태민 님 이라면 이런 대사가 너무 잘 어울리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 더 이상의 말은 생략한다. 원한다면 어디 더 자극 해 보든가. 같은 말도 제가 믿고 가사로 출력 할 수 있었어요. 정말이지 이 곡의 가사는 글자 하나, 단어 하나가 '태민' 이라는 아티스트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기반으로 쓰여졌기 때문에 ... 평소 저의 캐릭터보다 훨씬 과감한 시도가 가능하지 않았나. 합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저'는 이렇게 .... 어드바이스의 화자 처럼 날이 서 있는 사람이 정말 너무 아닌뎋ㅎㅎ (성격을 한 글자로 압축 하면 '쫄') 제가 이런 류의 데모를 작업 할 때는 최대한 과몰입을 하고 마지막 저장 할 때 까지 그 과몰입 버튼을 계속 눌러 놓거든요? 저는 이런 게 또 작사의 재미가 아닌가! 하고 생각 해요. 평소 나의 캐릭터와 전혀 다른 자아를 끄집어 내서 그 처럼 생각하고, 그 처럼 말을 하다 보면 약간 배우 같은 기분으로? 여러가지 시츄에이션을 체험하고 느끼고 내 안에서 녹여 낼 수 있거든요? 저는 아직까지는 이런 게 참 재미있어요. 제가 작사가가 안 됐으면 감히 어딜 태민 님 같은 대 대 아티스트에 저의 자아를 투영 해 보는 경험을 하겠어요 ! 그니까 우리 다들 즐기면서 열심히 하자요 !
분명히 쓰기 시작 할 때는 아직 25일 이었는데ㅋㅋ 시간 왜케 잘 가고 ........... 휴우 .........
우리 다음 달에는 무슨 곡 이야기 해 볼까요 ? 댓글 달아 주시면 또 골라서 다음 달 25일에 ! 작업 썰을 풀어 볼게요 ! 즐거운 주말 되시고 다음 주에 만나요 작가님들 X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