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자유
신앙은 단순한 믿음을 넘어, 하나의 정체성이다. 때문에 많은 크리스천들은 그 정체성을 보호하고 유지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공격받기 원치 않는다. 정교한 논리를 무시하고 오직 감정과 직관에 의지하여 믿는 행위는 공포 그 자체이다. 이는 스스로의 무지함을 인정하지 못하고 맹목적인 신앙을 추구하는 것이며, 세뇌와 마찬가지로 다른 이들의 생각으로 자신의 삶을 대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정말 많은 신앙적 고민과 철학적 고민을 하며 지내온 것 같다. 짧은 인생을 되돌아보면, 하나님이 내 인생을 역사하시는 순간들이 분명히 있었다고 믿었다. 이것은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받아온 교육과 환경의 영향이었을 것이다. 스스로 하나님의 영향이라고 믿었던 여러 가지 경험을 하면서 하나님이라는 존재에 대해 더 알아가고 싶었고, 그렇게 성인이 된 이후 다닌 적 없던 교회도 몇 년 동안 다녀보았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깊은 생각들을 할수록 하나님이 정말 내 삶에 역사하시는 것 같았다.
믿음이 깊어질수록 이성과 논리로 하나님이라는 존재를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어떤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반박에도 신앙을 이어갈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또한,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온 나의 신앙이 단순한 환경적인 영향을 떠나, 독립적으로 존재하기를 바랬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믿음의 한계에 부딪혔고, 어느 순간부터 신앙이라는 감정의 시스템이 진정으로 자유롭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스스로에게 그 이유를 묻기 시작했고 내가 가진 신앙을 해부하고 자세히 들여보았다. 이 글은 그 사고의 여정과, 그 끝에서 마주한 해석과 선택이라는 문제에 대한 사유를 담은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