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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꾸율대디 Feb 13. 2022

개미 아빠가 아들에게 전하는 투자 입문서

투자자로서 잃어버린 수년간의 시간

 투자를 하다 보면 내 마음 같지 않은 시간들을 너무나 자주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벤자민 버튼이나 된 듯 문득 뇌 내 시계태엽을 마구 되감아 버릴 때가 있다.


 '만약 내가 그때로 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도대체 난 뭐부터 해야 할까?'


 마치 진짜 시간을 되돌린 듯 혼자 희망 회로 돌리며 이미 워런 버핏이 되어있지만, 어김없이 현실을 깨닫고는 한 숨 쉬고 하던 일이나 하게 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과 블로그라는 공간에서 투자라는 주제로 소통을 하다 보니 내 글이 새로 시작하는 누군가에게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중요한 지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내가 과거에 시행착오로 배워왔던 많은 실수와 경험들을 다른 이들에게 전해 줄 수도 있었고, 조금만 더 신경을 썼었다면 겪지 않았을 후회가 남는 일들도 상황이 오기 전에 미리 전해줄 수 있었다.


 그렇게 내가 쓰는 글이 누군가의 삶에 미미하게나마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소중한 도구가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내 투자 인생에 실수로 얼룩져 성과가 전혀 없던 수년의 시간을 가급적 다른 이들이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을 글에 담고 있다.


 적다면 적은 시간, 길다면 긴 시간 동안 소중한 글들을 남겨오다가 문득 다른 생각이 들었다. 다른 이들의 투자자로서의 성장기를 단축시켜주더라도, 결국 내 시간을 줄일 방법은 없다는 부분이었다. 누군가가 나에게 감사함을 표현하고, 함께 기뻐하고, 행복을 나누더라도, 이미 지나간 나의 시간을 되돌릴 수도 없다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물리적 한계를 인간이 뛰어넘는 일은 아직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는 점에서 본다면, 대충 현실과 타협하면서 그저 나의 일과 투자, 그리고 독자와의 소통만 이어감으로써 나의 일상을 편히 완성해가면 무난할 일이다.


 하지만 나는 투자자로서의 내 잃어버린 몇 년 간의 시간을 되찾기를 간절히 원했고, 내가 해야 할 일을 어느 정도 찾아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장고를 통해 내린 결론은, 내 아이들의 소중한 시간, 언젠가 내가 세상을 떠나는 순간의 내 아이들의 시간을 몇 년만 더 당겨온다면, 그것으로 내 잃어버린 몇 년을 보상받을 수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이 공간에서 풀어놓는 나의 글들은, 내 아이들이 투자라는 세계를 접하기 전, 전혀 준비가 안된 상태로 맞이할 첫 입문서의 재료부터,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들과 앞으로 알아갈 지식, 그리고 그 사이에도 계속 있을 소중한 경험들을 모두 기록할 생각이다. 가장 쉽고 자세하고 다정한 언어로 내 아이들이 기본적으로 가졌으면 좋을 법한 나의 사고와 경험치를 가급적 모두 녹여두어야겠다.


 가장 먼저는, 우리가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부터, 자산배분, 시드 관리, 기대수익률과 승률에 대한 이야기 등을 먼저 다룰 생각이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가장 무시하고 지루해하는 이야기들이겠지만, 경험상 기초가 부족한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시장에서 먼저 낙오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기에, 가장 신경을 쓸 생각이다. 나는 투자 성과의 9할 이상은 절대적으로 심리가 결정한다고 생각하며, 이 심리는 전적으로 투자에 대한 스스로의 주관과 가치관이 만들어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주관과 가치관은 투자를 처음 배우는 순간 각자의 기초가 얼마나 단단한지에 따라 완벽하게 달라진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기초들을 순서대로 모두 나누고 나면, 기초공사가 마무리된 자리에 비로소 철골을 올려 건물을 세울 수 있다. 아마 그때가 되어야 진짜 투자를 위한 다양한 방법론과 원리에 대한 글들로 이 공간을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간은 다소 오래 걸릴지도 모르겠다. 당장의 투자에는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다소 인기 없고 지루한 글들이 주를 이루게 될 거라 어쩌면 아무도 찾지 않는 글이 될지도 모르지만, 아이가 투자자로서 겪을 시행착오를 줄이고, 최소 몇 년의 시간을 아끼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글이다.


 이 글을 읽는 이들에게는 다소 불편한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이 글 만은 오롯이 내 아이들만을 생각하며 써나갈 생각이다. 자라는 동안 나에게 수 없는 기쁨과 행복, 사랑과 만족, 희망과 정열을 선물해 준 내 아이들을 위한 선물을 이제 조금씩 만들어가야겠다.


 아마도 내 글을 오랜 시간 동안 봐온 독자들이라면 꽤 자주 들었을 말일 텐데, 글의 서론을 열기 전 나의 투자자로서의 Identity를 상징하는 말 하나만 띄우고 가려한다.


"투자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불행해질 가능성에 투자하지 마라."

 지금은 뜬 구름 잡는 소리 같겠지만, 결국 내 투자 방법론에 가장 부합하는 문장이라 생각한다.

추후 이 글에서 언급되는 모든 요소들이 바로 이 문장에서부터 시작할 것이다.


 조금 느려도 괜찮다. 가급적 잃지 않고 꾸준히 이기는 습관을 기르면 누구보다 멀리 갈 수 있다. 투자는 시험이 아니라 일생동안 이어지는 긴 여정임을 명심하고, 나와 내 가족의 행복을 위한 투자방법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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