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댕 동생이 하늘로 떠났다. (6)

사랑둥이 열무

by 고마율

열무가 가고 주변 사람들이 떠나는 게 더 공포스러워졌다. 그런데 아무것도 잡을 수가 없다. 시공간은 흐르고 손발이 묶인 것처럼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방 밖에 나가지 않고 누워서 잡생각만 그득하다. 세상은 가혹하고 나는 나약하다.

떠난 지 3일이 되자 갑자기 북받쳐오거나 콧물이 물처럼 떨어지는 일이 거의 없어졌다. '죽었지만 내 안에 살아있다.', '그는 내 마음에 있다.'는 식의 말이 오글거리고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정말 마음 안에서 열무가 뛰어놀고 있다. 문학적인 수사법이 아니라 정말 그렇다. 지금은 마음속에 열무가 가득 차 있어서 더 이상 찾지 않는다. 열무가 살아있을 때, 열무를 보고 있을 때와 같은 기분이다. 「어린 왕자」에서 양을 그려달라는 어린 왕자에게 화자가 상자를 그려주자 그제야 어린 왕자가 양이 안전하게 지내고 있다며 만족했듯, 나는 나의 상자를 만들어가고 있나 보다. 시간이 갈수록 열무의 부재가 실감이 더 나지 않는다. 망상으로 가는 게 아닌가 좀 의심스럽긴 하다.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학교 커뮤니티에 짧은 글을 올렸다. 하루 동안 수십 명이 공감해주고 댓글도 달아주었다. 언니 글에 공감한 분들까지 합치면 200명이 훌쩍 넘었다. 모두가 열무가 좋은 곳으로 갔을 거라고 말했다. 내 삶에서 가장 행운이라 여긴 존재가 사라진 이제부터 더 이상 예전보다 좋은 일은 있을 수가 없을 거라 생각했다. 지금도 그 생각이 마음 한 구석에 박여 있다. 그러나 우리 가족들, 수의사 선생님들과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열무와 우리 가족들을 챙겨주고 위로해주는 많은 사람들을 통해 열무가 많은 사랑을 받았고, 받고 있다는 걸 떠난 이후에 알게 되었다. 전에는 알지 못한 세상에 흩어져 있는 따뜻함들을 경험한다.

일어나서 멍 때리다가 "열무 안녕?" "우리 예쁜 열무"하고 평소처럼 씩 웃으며 뭉개진 발음으로 인사한다. 이렇게 벌써 아무렇지 않으면 안 되는 게 아닌가 액자 속 열무와 눈을 마주치면 뻘쭘하다.

아직 열무 사진을 언니처럼 계속 찾아보지 않는다. 건강하고 예쁜 열무를 보면 며칠 전까지 살아있었던 열무와도 다르다. 사진을 보면 사진에 박제된 살아 있는 열무, 건강하고 어린 열무 모두 돌아올 수 없을 거라는 사실이 체감이 되어 보고 싶지 않다. 찬란함은 왜 그렇게 짧은지, 열무 사진을 보면 가슴속이 차가워진다.

누가 살아있을 때는 그 아이가 거기에 있었는데 떠나고 나면 모든 곳에 그 아이가 있다고 했다. 그런데 나에게는 항상 여기에 있다. 아직 열무 물건들을 그대로 둬서 그런가. 내가 방에만 계속 있고 방은 변한 게 없어서. 마음이 또 어떤 변덕을 부릴 지 모르겠다. 어쨌든 지금은 보낸 직후보다 훨씬 낫다. 그래도 문을 벌컥 열고 "자, 깜짝 카메라였습니다~" 하고 뚱한 열무가 가족들에게 안긴 채로 들어오면 격하게 반길 자신 있다.

어린왕자의 장미같았던 열무.

나는 늘 기다린다.






나는 유독 그 새를 사랑했다. - p.308


이별의 고통은 사랑했던 대상이 그동안 우리에게 준 모든 기쁨에 대해 요구하는 대가다.


Hasta la vista, amigo mio. (우리 다시 만나기를, 내 친구야.) - p.318

-『우리집 테라스에 펭귄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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