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생 초등학생 아들의 조용한 ADHD 진단 후기 (1)
"ADHD입니다. 약 복용 하셔야 해요.
특히 충동성 부분에서 모두 저하 양상이 보여요. 보이시죠?"
너무나 단호했던 정신의학과 전문의인 의사 선생님 말씀에, 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했다.
"네. 약은 얼마나 복용해야 할까요?"
"그건 다 다릅니다. 6개월이 될 수도 수년이 될 수도 있어요. 복용하면서 지켜봐야 해요.
가장 중요한 건 복용 후 변화를 주 양육자가 주의 깊게 보셔야 합니다. 복용 후 일주일 후에 뵙죠."
정신의학과에 상담 신청 후 불과 2시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한 손에는 아들 손을 잡고 다른 한 손에는 약 봉투를 들고 나왔다.
물론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은 아니다.
지금은 10살이지만 6살에 이미 소소하게 틱장애의 양상이 발현(눈 깜빡임, 어깨 움직임 등)되었고,
5달의 오랜 기다림 끝에 서울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적이 있다.
정말 신기하게 병원 진료를 받으러 가게 되는 날이면, 틱은 소강기가 되어버려서 정확한 진단이 어려워진다.
그 당시 의사 선생님의 답변은 이랬다.
"틱은 눈 깜빡임에서 점점 아래로 내려갑니다. 어깨, 팔, 배, 다리 이런 식으로 요. 그러다가 음성으로 진행될 수도 있어요. 아이의 상태를 관찰했을 때는 ADHD는 아닌 것 같아요. 산만하지 않고 잘 앉아있긴 하네요. 하지만 지금은 진단하기 어려워요. 아직 너무 어립니다. 그런데 어머님 이 부분은 꼭 기억하셔야 해요. 틱장애와 ADHD 그리고 자폐스펙트럼은 삼각형이에요. 다 연결되어 있어요. 양육하시면서 이 삼각형은 꼭 인지하고 계세요. 그리고 초등학교 2학년정도 되면 그때 다시 검사하러 오시면 됩니다."
내 머릿속에 똑똑히 기억하고 있던 삼각형.
'결국 그날이 왔구나.'
'어렸을 때부터 예민했던 아이니까. 내가 잘 케어하면 되겠지. 틱은 또 금방 나아지니까..'
돌이켜보면 마음 한 구석에서 ADHD에 대한 진단을 밀어내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아닌데, 남편도 아닌 것 같은데?'
'ADHD는 7-80% 유전이라는데 아니겠지.'
이런 하찮은 나의 마음이 우리 아이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한 것 같다.
ADHD에 관련된 책과 무수히 많은 정보들을 수집하면서 후회가 밀려왔다. 또 너무나 미안했다.
'머릿속이 마치 거미줄 같았을 텐데, 이유도 모르는 아이는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