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회고, 시작이 어렵다면?
IT 업계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가장 좋았던 것 중 하나는 '회고 문화'이다.
특히 처음으로 입사했던 회사에서 만난 사수와 진행했던 회고는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한 나에게 정말 큰 위안이 되었다. 배울 점이 많은 사수와 함께 일할 수 있었던 건 행운이었고, 그 경험은 2년 차에 접어든 지금도 나에게 큰 자산으로 남아 있다.
내가 입사하고 한 달쯤 되었을 때 사수분이 파트 회고를 제안하셨다.
팀 내에 유일한 디자이너였던 사수분께서도 다른 디자이너와의 협업이 처음이었고
핏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느끼셨던 것 같다.
첫 회고 전에 킥오프미팅을 하며 우리의 목적이 무엇인지 , 앞으로 회고를 어떻게 진행할지(방법, 주기 등)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우리가 회고하는 주목적은 서로를 이해하고 협업을 잘하기 위함이었다. '내가'가 아니라 '우리가'로 적어서 회고의 목적이 협업에 있음을 분명히 하고자 했다.
그리고 우리는 회고 방법으로 KPT회고를 선택했다.
KPT는 다른 회고에 비해서 TRY(해결책)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되돌아보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를 보는 것 회고의 가장 큰 이유였기 때문에 우리의 목적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디자인 파트 회고록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상황에 따라 공유 및 안건과 느낀 점은 생략하기도 한다.
1) 각자 10분 정도 K, P를 적어보고 공유한다.
노트북이 아닌 다른 도구를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리프레시 효과가 있어서
4인 이하라면 포스트잇을 활용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적은 K, P포스트잇을 벽면에 붙여놓고 서로가 느낀 K에 대해 이야기한 후 P로 넘어간다.
이때 서로 적었던 K, P에 대해 간단한 응원이나 피드백을 주고받으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기만 하는 것보다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나도 최대한 다른 팀원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피드백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수동적인 회고와 능동적인 회고의 차이를 만드는 시간인 것 같다.
2) 공유한 K, P를 바탕으로 다 함께 T를 정리한다.
공유한 K, P를 바탕으로 TRY(시도할 것)들을 적는다.
예를 들어 '특정 레퍼런스에 많이 의존했다'라는 problem이 있다면 '디자인 작업 시 레퍼런스를 최소 3개 이상 찾고 피그마에 아카이빙 한다.'라는 TRY를 정리한다.
중요한 것은 '최대한 구체적으로' 적어보는 것이다.
우리는 팀이 함께 해결책을 찾자는 취지로 T는 협의하며 함께 정리하고 있다.
3) Action Item과 회고록을 정리한다.
모든 TRY를 실행해 볼 수 없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정해
다음 회고까지 실행해 볼 액션아이템을 선정한다.
액션아이템은 되도록 3개를 넘기지 않는다.
4) 정해진 액션아이템이 얼마나 달성됐는지 다음 회고 시간에 체크한다.
내가 추천하는 회고 TIP
회고에 정답은 없지만 내가 회고를 하면서 느꼈던 '좋은 회고'를 나열해 보았다.
1. 액션 아이템을 꼭 뽑자
앞서 말했듯이 회고를 하는 가장 큰 목적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를 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회고에서 액션아이템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음 회고 때 정했던 액션 아이템을 잘 수행했는지 체크하면서 함께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2. 회고는 짧은 텀을 두고
나는 1주일에 한 번씩 회고하되 1시간을 넘기지 않는 것을 선호한다.
실제로 회사에서는 매주 월요일마다 팀회고를, 그리고 금요일마다 파트회고를 진행하고 있는데, 사정상 한주를 건너뛰었을 때, 내가 2주 전에 어떤 일을 했는지도 가물가물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최대 2주를 넘기지 않도록 한다. 그리고 만약 텀이 길다면 그때그때 느꼈던 것들을 메모해 놓고, 회고시간에 놓치지 않고 말하려고 노력한다.
3. 회고록 공개
회고록은 누구나 볼 수 있는 곳에 작성하면 좋다. 솔직하고 자유로운 의견들이 담겨있기 때문에 공개되는 것을 꺼릴 수도 있다. 그런데 신선한 생각이 팀 내부에서만 머물러서는 조직이 성장할 수 없다. 더 높은 상사나 다른 조직 사이에서도 각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를 부담 없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 회고록 접근을 막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