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간섭.
영화 '보이후드'를 보았다. 감독이 리처드 링클레이트인 '비포 선라이즈'의 시리즈 세 영화를 만든 감독이다. 그의 영화를 몇 편 보니 대부분 어떤 뚜렷한 기승전결이 있다기보다는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상적인 일의 나열이다. 이 영화 역시 한 가정이 세월이 흐르면서 변화해 가는 모습을 그대로 표현해 나간다. 주인공인 메이슨이 6살 때부터 12년간 같은 배우와 함께 촬영한 영화다.
영화의 결말에 이런 말이 있다. '우리가 순간을 붙잡는 것이 아니라 순간이 우리를 붙잡는다' 이 말은 운명이라는 말과 통하는 말이라고 나는 추측해 본다.
주인공 메이슨의 엄마는 왜 그리 계속 결혼에 실패하는 것일까! 그녀는 세 번인가를 이혼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한 면만을 보고 지나치게 쉽게 결정하는 것이 아닐까. 아이들의 삶도 신중하게 생각해야 했다. 같이 할 남자를 결정할 때 그저 단순한 일 면 만을 보고 직진하는 여인인가 보다. 물론 그녀는 아이들에게는 필요한 모든 것을 뒷받침해 주었다. 그리고 아이들을 품어주지 못하는 상대에는 참지 못한다. 그러나 아이들의 감정에는 무심했던 것 같다. 아빠와 헤어진 후 엄마의 곁에 가까이 다가오는 교수를 보는 어린 메이슨의 눈초리가 생각난다.
일부분 아이들의 불만이 영화에 표현되어 있지만 표현되지 않은 그들의 감정 소비는 얼마나 많았을까! 그녀는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었다. 그녀의 첫째 남편인 메이슨의 아빠는 그녀와 헤어진 후 에는 많이 변해서 자기 일 열심히 하면서 새로 만난 여인과 그 가족들과 아주 잘 살아가고 있다. 그는 가끔 만나는 아이들과 대화도 잘 나누며 소통을 잘하는 사람이다. 메이슨 엄마와도 대화를 잘 나누는 사이였나. 그렇지 못했다. 서로가 잘못 만난 것이다. 이것이 운명 아닌가. 그 후에 만난 남자들도 잘못 만났다. 이것 또한 그녀의 운명이다.
그 사람의 살아가는 방식과 운명이 같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 우리 인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인생은 많은 부분이 운명이 간섭한다고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
2024/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