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by 독나리

목소리는 그 사람이다. 말을 분명하게 하는 사람은 그의 성격 역시 명확한 사람이다. 목소리가 흐리멍덩한 사람은 무언가 그 사람의 인격도 의심스러워지곤 한다. 그런 사람을 만나면 나는 우선 불신감이 들곤 했다. 왜 명확한 소리를 내지 않느냐 의아해했다. 그러나 연륜이 더해가면서 옳고 그름의 이분법이 반드시 옳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좀 더 유연해졌다는 이야기이다. 사람들이 명확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타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의도치 않게 나 자신이 흐리멍덩한 사람이 되고 말았다. 어떤 일에 대해 네 의견은 어떠냐는 다른 사람의 물음에 우물쭈물하고 만다. 내 의견을 말함으로 반대의 의견을 가진 친구의 반발을 마주하기가 싫고, 그렇게 된 데는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는 말을 함으로 이상한 친구로 주목받는 것도 싫었다.

이렇게 세월은 사람을 바꿔놓고 만다. 세월이 갈수록 더욱 본인의 주장이 깊어지는 면이 있는가 하면 점점 더 우유부단해지는 면도 있는 것 같다.

2024/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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