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meau : Nouvelles suite de pièces de clavecin en la, RCT 5: VII. Gavotte et six doubles]
해변에 수많은 발자국이 남아있다.
모래는 발자국을 금세 지워버리지만, 그 무게는 오래 기억한다.
모든 과거의 흔적을 조용히 간직하고 있었다.
가보트의 리듬이 손끝에서 살아나듯,
나는 하루를 되새기며 발걸음을 옮겼다.
음표 하나하나가 모래알처럼 쌓였다.
짧은 웃음, 말 없는 눈빛, 스쳐 지나간 감정과 기억이
리듬 속에서 은밀하게 흔들렸다.
가볍게 스치고 지나간 소통도, 미세하게 울린 불협화음도
모두 모래 속에 각인되었다.
바람이 불면 흔적은 사라지지만, 모래는 기억을 완전히 잃지 않는다.
나는 그 리듬 속에서 나의 감정을 바라보고, 조용히 인정했다.
작은 실수와 설렘, 순간의 불안과 떨림도 모래알처럼 나를 이루는 한 부분이었다.
가보트가 부드럽게 돌고,
6개의 변주가 그 위를 장식할 때
나는 깨달았다.
기억은 늘 완벽하지 않고,
흔들리며, 부서지며, 다시 쌓인다.
그러나 그 모든 흐름 속에서 나의 감정과 마음은 조금씩 다져지고 있었다.
햇살이 점점 기울며 모래 위 그림자가 길어지고,
나는 작은 파동 하나에도 마음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바람이 얼굴을 스치며, 잔잔한 갈망과 미묘한 죄책감이
모래알처럼 내 안에서 미세하게 울린다.
한때 격렬했던 감정은 이제 은은하게 잔잔하게 남아
내 몸과 마음속에서 음악과 하나가 된다.
나는 모래 위 발자국을 따라 걸으며
지난 시간과 기억을 조용히 되새겼다.
가벼운 발걸음 하나하나가
마치 악보 속 음표처럼 반복되며
내 안의 감정과 마주한다.
그 안에서 실수와 갈망, 긴장과 해방이
천천히 맞닿고 풀리며,
나를 조금 더 성숙하게 만든다.
모래와 음악, 바람과 햇살 속에서
나는 깨닫는다.
기억과 감정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흘러가며, 쌓이며,
내 안에서 나를 단단하게 만든다는 것을.
그리고 나는 그 흐름 속에서
조용히 호흡하며,
여름의 한 장을 지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