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여름 손님

앙코르 시리즈

by 윤 한

[Bach: Wachet auf, ruft uns die Stimme, BWV 645]


유난히 더웠던 7월의 어느 날이었다.

그날의 더위는 단순히 기온의 문제가 아니라, 몸 안쪽까지 서서히 마르는 종류의 더위였다. 나는 그 더위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고 싶어 광장 옆에 있던 성당으로 들어갔다. 문을 여는 순간, 바깥의 소음과 열기가 한 겹의 공기처럼 뒤로 밀려났다.


성당 안은 생각보다 어두웠고, 차가웠다. 돌바닥에 남아 있는 서늘함이 신발 밑창을 통해 전해졌다. 마침 합창단 연습이 한창이었고, 성가대석 근처에는 나처럼 더위를 피해 들어온 사람들인지, 혹은 연습을 구경하러 온 이들인지 모를 몇몇이 조용히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누구도 말하지 않았고, 모두가 잠시 머무는 사람처럼 보였다.


나는 맨 뒤쪽에 앉아 등을 기대고 곡을 듣기 시작했다.

소리는 천장으로 올라갔다가 벽을 따라 흘러내리며 다시 돌아왔다. 그 반사된 선율이 내 안의 어딘가를 건드렸다. 정확히 어디라고 말할 수는 없었지만, 분명히 이전에는 가만히 있던 곳이었다. 간지럽다는 표현 말고는 달리 적절한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오보에의 선율은 빛 위에 부서지는 윤슬처럼 미세하게 흔들렸고, 현악기들은 일정한 주기로 밀려오는 파도 같았다. 나는 그 파도의 리듬에 맞춰 숨을 쉬고 있었다. 이 도시에서, 이 언어 속에서, 이 생활 방식 안에서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던 이방인인 나는 어느새 바다 한가운데에 잠긴 기분이 되었다.


이상하게도, 그 순간에는 ‘여기 있다’는 감각보다 ‘잠겨 있다’는 감각이 더 분명했다. 소리는 나를 둘러싸고 있었고, 나는 더 이상 그것을 듣는 사람이라기보다 그 안에 포함된 존재처럼 느껴졌다.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도, 연습이 끝날 것이라는 예감도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쉽사리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일어나지 못했다기보다는, 일어나야 할 이유를 잠시 잊고 있었다.



사막처럼 메마른 땅 위에

파도가 들이닥친다.

파도처럼, 내게 밀려온다.


홀로인 시간 속에서

나의 시선은 먼바다를 응시한다.

그 바다는 실제의 바다가 아니라,

어디까지 가도 닿지 않을 것 같은 어떤 거리였다.

나는 그 거리를 바라보며

이미 한 발짝쯤 더 멀리 나아가고 있었다.


가끔 이런 생각에 잠기면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온다.

그 바람은 방향을 묻지 않고,

다시 어딘가에서 또 다른 바람을 일으킨다.

파도처럼,

혹은 당신처럼.



연습이 끝나고, 성당 안의 공기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에도

나는 잠시 더 그 자리에 머물렀다.

바깥의 7월은 여전히 뜨거웠고,

나는 다시 이 도시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야 했지만

적어도 그날만큼은

어딘가 깊은 곳에

바다가 남아 있었다.


7월의 어느 날,

라이프치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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