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는 전략게임이다.

트레이딩과 체스

by Ju



나는 게임을 좋아한다. 요즘에는 예전처럼 하루 종일 게임을 하지는 않지만, 시간이 남는 때면 게임을 하곤 한다. 수많은 종류의 게임 중에서도 나는 전략게임을 좋아한다.


전략게임의 묘미는 상대방의 수를 읽고 계획을 세워서 상대보다 더 나은 상황을 만들어 스노볼을 굴려서 결국 게임의 승리에 도달하는 것이다.


운을 줄이고 실력을 통해 게임의 결과가 뒤바뀌는 점이 재밌다. 최근에는 '체스'를 즐겨하는 중이다.


체스는 게임 요소 중에 '운' 적인 요소가 하나도 없다. 상대방과 한 번씩 번갈아 두면서 서로의 계획을 읽고 그 계획을 상쇄할 수 있는 또 다른 전략을 찾아야 한다.


운 적인 요소가 없다는 것은 온전히 내 실력으로 게임의 승패가 갈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실수 한 번이 굉장히 큰 변수로 작용하고 그대로 게임이 패배할 수도 있다.


나는 투자도 똑같다고 생각한다. 어떤 상품을 다루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투자 상품은 여러 변수에 영향을 받게 되고, 사람마다 판단하는 기준이 다르다. 각자의 근거에 따라 포지션의 위치와 무게가 달라진다.


투자는 전략게임과 닮아있다. 물론 투자에는 운 좋게 수익을 볼 수도 있고, 예상하지 못한 변수로 인해 '운이 안 좋아서' 손실을 볼 수도 있다.


물론 이런 손실도 미리 염두에 두고 포지션 플레이를 하는 게 투자자의 몫이지만, 갑자기 전쟁이 터지거나 트럼프같이 예상하기 힘든 사람의 말 한마디에 상품의 가격이 변화하는 시기에 모든 것을 변수로 두고 가격을 예측하는 건 너무 무모한 도전이다.


비트코인 선물시장은 제로섬게임이다. 제로섬게임이란 '누군가 벌면, 누군가는 잃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비트코인 선물거래는 돈이 더 많거나, 실력이 좋은 사람이 돈을 벌 확률이 높은 시장이다.


코인에는 정해진 룰이나 규칙이 없기 때문에 사람마다 다양한 전략을 구사한다. 누군가는 긴 호흡으로 포지션을 몇 주에서 몇 달간 홀딩하며 한 번에 큰 수익을 노리기도 하고, 나와 같은 단타를 주로 다루는 사람은 짧은 가격 변동을 노리고 포지션을 진입한다.


결론적으로 비트코인과 체스는 전략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행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코인에는 예상하기 어려운 변수나 운 적인 요소가 작용한다는 게 트레이딩 하는 데 더 어려운 이유이다.


하지만 운이 나쁘다고 해서 낙담하면 안 된다. 내가 손실을 봤다면 그 상황을 곱씹어보면서 정말 '운만 나빠서' 손실을 본 것인지 정확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내 생각에 거의 모든 손실 속에는 플레이어의 잘못이 스며들어있다. 감정에 흔들렸거나, 욕심에 휘둘렸거나.. 여러 가지 변수가 있다.


체스에서 초보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상대방의 깊은 수 읽기와 전술 실력이 아니다. 체스 초보자가 가장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본인의 손가락이다.


초보자의 경기를 복기해 보면, 아무 생각이나 근거 없이 소중한 한 수를 낭비하거나 가치 높은 기물을 던져버리는 실수를 하는 게 빈번하다. 더 심각한 경우에는 본인이 얼마나 나쁜 수를 두었는지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무지하면 용감하다. 내가 어떤 위기에 처할지도 모르고 행복회로를 돌리며 좋은 일이 생기기를 기도하면 마음이 편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본인을 속이면 나아지는 것은 쌓이는 패배뿐이다.


비트코인도 똑같다. 내가 하는 전략의 특성과 어떤 시장에서 유리한지, 지금 포지션을 잡으면 리스크대비 수익이 얼마나 되는지, 단순히 손실을 볼 때보다 수익을 봤을 때의 비율은 어떻게 되는지와 같이 스스로의 전략과 감정상태, 습관 등을 객관적으로 살피고 단점을 파악하여 개선해야 한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무의식의 영역이 대부분인 사람의 특성상 '습관'은 단숨에 바뀌지 않는다. 뇌동매매, 분노매매, 복수매매, 무계획매매 등 돈을 잃을 확률이 높은 매매는 너무 많다.


사람이 정말 위험할 때는 '위험한 상황에 빠진 것'보다 '위험에 빠졌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이다.


나를 두려워하고 나의 무지함을 두려워해야 한다. 그리고 어떤 부분의 무지를 개선할지 선택해야 한다. 사람의 몸은 하나뿐이고, 시간은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급할 필요는 없다. 죽을 때까지 조금씩 나아진다는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조금씩 나아지면 된다. 어제의 나보다 더 나은 내가 되면 된다.


그런 꾸준한 발전을 위해서는 '체력, 건강한 마인드, 최소한의 환경' 등이 필요하다.


발전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도 사실 빠르게 얻을 수 없는 것들이다. 시간적인 여유를 두고 조금씩 나아진다. 그래서 어렵다고 생각한다.


어렵다고 해서 안 할 이유는 없다. 나에게 하기 싫고 어렵다고 느껴지는 것들은 남들도 똑같이 느낄 확률이 높기 때문에, 내가 이것들을 조금씩 꾸준히 해 나갔을 때 남들과의 차이가 조금씩 벌어질 것이다.


그래서 나는 '꾸준히 하는 사람'이 가장 멋있다고 생각한다. 현실의 더러움과 추악함을 직접 느끼기 전까지는 누구에게나 꿈과 희망은 있다.


꾸준히 하는 사람은 수많은 시련과 고통을 겪으면서도 결국 아직 하고 있는 사람이다. 주변 사람들의 말에 쉽게 휘둘리지 않고 본인만의 길을 걸을 줄 아는 강단 있는 사람이다. 남들과 다른 길을 걷는다는 건 그 자체로 외롭고 고독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본인을 믿고 꾸준히 하는 사람들은 언젠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있다.


나보다 더 나은 조건을 가진 사람과 비교하면서 불행에 스스로 빠지기보다, 나도 그 사람처럼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한다.


내가 불행한 것에 대해 주변 사람들을 탓하고 주변 사람들도 불행하기를 바라기보다 나와 주변사람 모두가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를 고민한다.


남을 욕하는 것의 가장 큰 단점은 '다른 사람'을 바꾸는 게 세상에서 가장 어렵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모난 점을 고치고 싶다면 그 사람을 닦달하기보다 자연스럽게 환경을 만드는 방법식으로 유도(넛지) 하거나, 내가 더 잘해서 그 사람의 단점을 상쇄하는 방법 등이 더 쉽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집안에 돈이 없다면 능력 없고 게으르다며 부모님을 욕하기보다 "내가 더 잘해서 부모 친구 다 먹여 살려야지"라는 마인드는 가지는 게 성공할 확률이 높다. 실제로 이런 생각을 가지면 책임감도 생기고 실행력도 좋아진다.


나는 고등학교 때 내 삶을 책임지기로 마음먹었다. 남들보다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 책을 읽기로 했고, 남들과 다른 길을 걷기 위해서 보편적으로 하지 않는 것들을 시도했다.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기 위해서 흔하지 않은 지식을 탐했고, 그 지식을 돈으로 바꾸기 위해서 노력 중이다.


3주 뒤부터는 약 9개월간 시간이 많이 남는다. 나는 이 시간을 기회로 노리고 있다. 9개월이면 많은 것들을 시도할 수 있고, 많은 것들을 스스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9개월 동안 겉으로 보기에는 큰 변화가 없을지 몰라도 내적으로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 성숙한 내가 되기 위해서,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결국 성공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조금이라도 노력한다.



그리고 목표를 이룬 날부터는, 주변 사람들을 도울 줄 아는 사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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