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제철인 음식하면 역시 뭐니 뭐니 해도 굴이죠. 귤 아니고 굴입니다. 갓 담근 김장 김치에 굴 보쌈 해먹으면 얼마나 맛있는지 아시는 분들은 이미 알고 계실 듯 합니다. 바다의 우유라고 불릴만큼 영양소가 풍부한 굴은 우리나라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쉽게 만나볼 수 있는 음식이지만, 유럽에서는 최고급 레스토랑에서나 맛볼 수 있는 고오급 음식이라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그 이유는 유럽에는 우리 나라와 같은 갯벌이 많이 없어서 양식도 어렵고 잘 잡히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바다를 끼고 있는 프랑스나 이탈리아, 영국 같은 나라는 해산물을 많이 수확함에도 불구하고 새벽 수산 시장에서 갓 잡은 굴은 하나당 1500원~2000원, 비싼 것은 6000원~7500원까지 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잡은 굴을 레스토랑에 가져와 재판매 하면 값은 더 올라가겠죠.
한국에서는 1kg당 만원 씩 하는 굴이 유럽에선 고급 식재료 취급을 받고 있었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아무리 비싸도 이렇게 맛있는 굴은 쉽게 포기할 수 없죠. 그래서 MIT 공대 학생들과 시그랜트(Sea Grant) 연구원들이 지역 굴 양식업자들과 협력해 굴 양식을 돕는 로봇을 개발했다는 소식입니다.
사실 굴 양식을 하기 위해서는 자연 환경 조건도 갖춰져야 하지만 굴자루를 뒤집는 일이 매우 중요합니다. 1~2주마다 직접 손으로 뒤집어 줘야 생물 오염을 줄일 수 있는데 힘도 시간도 많이 드는 일이라 만만치 않은 노동이죠. 그래서 이번에 개발된 로봇은 굴의 표면에 자라는 생물 오염을 막고* 굴이 정상적으로 자랄 수 있도록 굴자루를 알아서 뒤집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굴 자루를 뒤집어 조류나 따개미, 그리고 물 표면 아래 주머니 부분에서 자라는 유기체들을 공기와 빛에 노출시켜 마르고 쪼개지도록 하고 그 덕분에 생육에 필요한 물이 굴에 흘러 들어갈 수 있도록 함.
원래는 사람이 카약을 타고 일일이 굴 자루를 하나씩 뒤집어 줬어야 하는데요. 단조롭고 거친 바다와 악천후의 환경에서 수행해야 할 때도 많아 매우 위험한 작업이었습니다. 그래서 굴 자루 뒤집는 로봇 ‘오이스타마란’을 개발할 때에도 해류, 바람, 파도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환경을 맞추는 일이 정말 까다로웠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직은 학생들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계속해서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하루 빨리 이 로봇이 상용화 되어서 한국의 굴 양식장에서도 활용될 수 있기를 바래봐야겠어요. 1kg에 만원 씩 하는 굴을 오천원에 사먹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를 품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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