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詩]
인간의 출현(出現)이
어디라오?
모기새끼들
어디 사는가?
늦은 봄날이면
비가 적어
웅덩이마다
물에서
활개 치는 벌레들
아이들은 좋아라!
고사리 손으로
퍼 올리고는
야!
물고기 새끼
잡았다.
유리병에 가득 넣어
꼬부랑 팔랑
활개 치는 꼴
좋단다.
들과 산에 수목(樹木)이
무성해질 때면
서서히 거동하는 놈들
물에서 벗어나
어둠을 찾아 맴돌다
잠든 인혈(人血)을
찾는다.
쥐도 새도 모르게
살짝 내려 앉아
깊이 빨대를 꼽고
빨아먹는 붉은 피
찐득하고 고소한 맛에
자리를 떠나지
못한다.
그 놈이 간 자리엔
붉은 언덕만이
만들어질 뿐
그놈이나 인간이나
물에서 나온 놈들
치열한 혈투(血鬪) 속
오죽하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