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쉬는 날에도 계획을 세웠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말이
어딘가 성실하지 못한 태도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오히려 가장 많은 생각을 남긴다는 걸 안다.
걷지도 않고,
정리하지도 않고,
무언가를 이루려 하지 않는 시간.
그 시간에 떠오르는 생각들은
대체로 쓸모없고, 정리되지 않았고,
누군가에게 설명할 수도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쓸모없는 생각들이 쌓여
나중에 꼭 필요한 판단이 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은
비어 있는 시간이 아니라,
아직 이름 붙이지 않은 생각들이
잠시 머무는 공간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