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만든 중독 : 경쟁, 불안, 소외

by 도현수

우리는 모두 사회 속의 구성원으로 살아간다.

태어나면서부터 우리는 사회의 시스템 안으로 들어오고,

돈을 쓰고, 물건을 사고, 음식을 먹고, 누군가의 노동으로 만들어진 것을 소비하며 삶을 유지한다.

그 안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비교를 배우고, 경쟁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확인한다.


학교에서는 성적으로 줄을 세우고,

직장에서는 실적과 평가로 사람을 구분하며,

SNS에서는 ‘좋아요’의 개수로 존재감을 확인한다.

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 우리는 늘 남과 자신을 비교한다.

비교는 자극이 되고, 자극은 곧 중독이 된다.


이 사회에서 ‘열심히 산다’는 말은 때로 ‘쉬지 않는다’는 뜻이 된다.

조금이라도 멈추면 뒤처질 것 같고, 잠시라도 쉬면 잊힐 것 같아

계속 달리고, 더 잘해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스스로를 몰아붙인다.

그렇게 경쟁의 굴레 안에 오래 머물다 보면, 우리는 결국 불안에 익숙해진다.

불안은 일종의 엔진이 된다.

“조금만 더 노력해야 해.”

“아직 부족해.”

그 속삭임이 계속 들리면, 불안이 사라질 틈이 없다.


문제는 이 불안이 사회가 만든 중독이라는 점이다.

이 중독은 술이나 담배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

겉보기엔 다들 멀쩡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놓을 수 없는 마음의 습관’을 가지고 산다.

불안하지 않으면 오히려 불안하고,

비교하지 않으면 허전하며,

경쟁하지 않으면 존재감이 사라지는 기분.

이것이 바로 사회가 우리에게 심어놓은, 가장 은밀하고 깊은 중독이다.


이런 사회에서 벗어나는 건 쉽지 않다.

경쟁이 나쁘다는 걸 알아도, 우리는 결국 다시 경쟁 속으로 발을 들인다.

불안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불안이 곧 안전의 증거가 된 세상에서

불안을 놓는 건 마치 무방비 상태로 세상에 나서는 일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을 달래기 위해 또 다른 중독으로 향한다.

쇼핑, 유튜브, SNS, 술, 관계 — 형태는 다르지만 본질은 같다.

그건 단지 ‘조금이라도 견디기 위한 시도’ 일뿐이다.


결국 중요한 건,

사회가 만든 중독을 인식하고 그것을 나의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일이다.

나는 이 경쟁의 세계 속에서도 나답게 살 수 있을까,

나는 불안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나는 소외되어도 여전히 나로서 존재할 수 있을까

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비교와 경쟁, 불안과 소외는 현대 사회가 우리에게 주입한 가장 강력한 마약이다.

그러나 그 중독을 자각하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그것의 노예가 아니다.

남과의 싸움이 아니라, 나 자신과의 대화로 돌아오는 일.

그건 어쩌면, 진짜 나를 회복하는 첫걸음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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