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 활동의 종지부
토요일 아침, 상쾌한 주말의 시작인 아침이어야 했건만 슬프게도 다소 개운치 못한 상태로 눈을 떴다. 사실 어젯밤 자다가 다리에 쥐가 나기도 했을 정도로 굉장히 피곤한 상태였다.
어젯밤 내 기준으로 엄청 늦게 잠에 들었다. 오늘 있을 대학교에서 가장 큰 축제를 준비하느라 새벽 1시 30분이 되어서야 기숙사로 돌아갈 수 있었고 결국 새벽 2시 넘어서 잠에 들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부랴부랴 준비를 하고 오전 11시에 동아리 멤버들과 학교 식당에서 간단한 브런치를 먹었다. 나는 잠을 잘 못 잔 상태여서 다소 조용하게 식사를 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모두 축제에 신난 상태였다.
내가 다니는 대학교에 1년에 한 번 아주 큰 축제가 열린다. 다른 학교와는 살짝 다른 인터내셔널 축제여서 각자의 문화를 알리고 다문화를 존중하는 취지의 축제다. 그래서 나도 한복을 곱게 입고 오후 3시에 행사장에 들어섰다. 나는 항상 큰 행사가 있으면 지레 겁을 먹는다. 그냥 이런저런 생각이 많은 것 같다. 그래도 이번에는 축제 주최 측에서 준비를 했으니 작년과는 다를 거라고 기대하고 행사장에 들어섰다.
사람들과 간단히 인사를 하고 서로의 드레스를 칭찬한 후에 한국 국기를 들고 준비 장소로 향했다. 매년 축제를 알리는 시작은 대학교 학생들이 각 나라 국기들을 흔들며 시작되어서 나는 한국 대표로 국기를 들게 되었다.
음악이 시작되고 앞에 사람들이 한 명 두 명 많은 사람들의 환호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니 갑자기 긴장이 백배 더 심해져서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그래도 옆에 친구들이 잘 다독여주어서 고마웠다. 내 차례가 되었고 정신없이 태극기를 휘날리며 스테이지위에 올라갔다가 얼른 내려왔다.
그리고 다음 순서로 축제를 주최한 우리 동아리 소개 영상을 보는데 으악! 내 연기에 손발이 오그라들었다. 스파이 장르로 동아리 멤버들을 소개하는 영상이었는데 나의 어설픈 발연기가 좀 많이 거슬렸다. 그래도 내 오글거림을 참고 보니 괜찮았다. 소개 영상이 끝나고 드디어 축제 부스가 시작되었다. 부스에서 안내를 하고 있는데 룸메이트랑 친구가 와서 인사했다. 옆에 같이 앉아주어서 덕분에 심심하지 않았다. 게다가 나한테 물도 가져다주고 음식도 가져다주어서 무척이나 고마웠다. 친구 덕분에 부스를 잘 진행할 수 있었다. '
내가 관리한 부스는 모아이 석상을 만드는 부스였는데 점토로 모아이 석상을 만들거나 종이 접기로 만드는 옵션이 있었다. 그 밖에도 다른 부스들 모두 대표 나라들의 문화와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부스들이었다. 부스에서 알려주고 설명하다 보니 공연이 시작되었다. 각 나라 전통의상 패션쇼도 케이팝, 전통 음악, 춤, 노래 등 다양한 공연이 이어졌다. 중간에 후식으로 모찌 아이스크림도 먹다 보니 어느덧 저녁 8시가 되었다.
오후 4시 반에 시작해서 벌써 8시 반이 되어서 나도 마지막 피날레 공연에 올라갈 준비를 했다. 동아리에서 하는 거로 The Greatest Show 주제곡인 This is the greatest show 노래를 부르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그리고... 미국 파티에 항상 빠질 수 없는 단순한 스텝춤으로 마무리되었는데 이 춤은 매년해도 잘 모르겠다. 무슨 앞으로 갔다 옆으로 갔다 뒤로 갔다 왼발오른발 왼발오른발 스텝 댄스인데 모두 다 같이 춰야 하는 거라서 박자를 맞추기가 힘들었다.
끝나고 역시 포토타임!
동아리애들이랑 한 장,
룸메이트랑 한 장,
친구랑 한 장,
여러 장 찍고 정신없이 다시 행사장 안에 들어왔다. 슬슬 치우기 시작할 때가 되어서 열심히 정리를 했다. 다 끝내고 나니 12시 반이었다! 오늘도 늦은 밤, 잠자리에 들게 되었지만 뭔가 뿌듯하다. 축제 준비로 한 달간 회의하고 연락하고 부스 꾸미고 했던 것이 생각나면서 끝났다는 안도감에 편히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