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
2026. 03. 21
플레이 시간 : 5.1 시간 기준
평점 : ★★★☆☆ 3.0
청소년에게는 법적인 권리가 있다. 그러나 부모님이 닦아 놓은 길을 가야 한다. 이것을 자유롭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말하기 어렵다.
한편 청소년이 자라서 어른이 되면 보호를 잃고, 굳게 닫혀있던 문이 새롭게 열린다. 이제 눈앞에 많은 입구가 있다. 착하거나, 착한 척을 하거나, 나쁘거나, 나쁜 척을 할 수 있을 터다. 이 때 비로소 자유가 주어진다.
자유는 선택을 고민하는 것이다. 오픈 월드는 열린 세계이다. 그러나 강요된 선택은 세계를 닫는다. 오늘날 오픈 월드의 영역은 이동의 자유를 넘어 선택의 자유까지 커졌다. 그럴수록 목적은 명확해야 한다.목적이 없으면 고민이 사라진다. 고민이 없으면 자유도 사라진다. 자유는 '왜?' 라는 물음 속에서만 의미를 가진다. 하나의 철학, 좋은 이야기가 없는 자유는 방황이다.
그 의미에서 오픈 월드의 뜻을 깊이 이해하고 만들었을까? 평소에 절도와 살육을 벌이는 현상범이 될 수 있으면서도, 막상 임무 때가 되면 걸인을 적선하고 고양이를 구하는 천사가 되어야만 했다. 선을 강요할 거라면 범죄는 왜 만들어 두었을까? 질문과 고민 없는 모방이다.
진정한 모험은 무언가 원하되, 길을 억지로 따르지 않는 오프로드에 가깝다. 붉은 사막은 오프로드도 아니고 목적지도 분명하지 않다. 이유도 맥락도 모른 채 그저 따라가는데 그 길은 매우 지루하다. 수동적인 태도에 자유는 죽고, 오픈 월드도 닫힌다.
수동성, 질보다 양. 타성적 모방, 번지르르한 겉과 빈 속. 이 모든 것을 하나의 주제로 엮는 철학의 결핍. 한국이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그래도 절반의 성공으로 느낀다. 탁월한 게임 엔진이 수작의 가능성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드넓은 세계와 멋진 그래픽만으로도 모험을 설레게 만든다. 튜토리얼은 지루했지만, 경치는 끝내준다. 내용과 조작이 다듬어진다면, 오랫동안 즐길만한 대작으로 거듭날 듯 보인다.